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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 ‘프로수사관’ (1) 여성청소년과 정수미 경위

경남 여형사 1호 “성폭력범죄 수사역량 전국 최고 자부”

기사입력 : 2021-05-20 20:49:10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권한이 대폭 축소되고 경찰이 자체적으로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경찰, 특히 경남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남경찰청의 수사역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성폭력, 화재폭발감식·총기, 보이스피싱, 거짓말 탐지·법최면, 안보 등 각 분야별 경남경찰청 ‘프로수사관’을 소개하고 수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진단하는 기획을 6회에 걸쳐 짚어본다.


2001년 거창서 수사지원부서 ‘첫발’
이듬해 창원 전보돼 본격 수사업무
사회적약자 대상 성폭력 범죄 전담
소속팀 여성아동인권상 수상에 한몫
“성범죄 규명, 피해자와 신뢰가 중요
피해 지원 잘한 수사관 기억되고파”


“역량이요? 빈말이 아니라 단연 전국 최고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14일 오전 경남경찰청에서 만난 여성청소년과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 정수미(47) 경위는 경남경찰의 사회적약자 대상 성폭력 범죄 수사 역량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연신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수미 경남경찰청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 전문수사관이 경찰의 성폭력 수사 역량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경남경찰청/
정수미 경남경찰청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 전문수사관이 경찰의 성폭력 수사 역량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경남경찰청/

정 경위가 속한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와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13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 성폭력 사건, 장애여성, 아동, 친족 간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중요 가정폭력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어떤 부분을 최고라고 자부하는 걸까.

정 경위는 “여성대상 범죄수사 중 실적에서도 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고인 부분은 따로 있다”며 “범인 검거 이후 피해자 보호나 피해 회복을 위한 지원 분야다”라고 설명했다.

빈 말이 아니었다. 정 경위가 몸담고 있는 경남경찰청 여성대상범죄 특별수사팀은 지난 2019년 제5회 여성아동인권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매년 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신장에 기여한 기관과 단체 등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정 경위는 경찰의 성폭력 사건 수사의 경우 피해자와의 ‘라포 형성’을 통한 피해자 보호·피해 회복지원이 핵심이자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인권상 수상과 수사 우수사례 선정에서 검증된 것처럼 피해자 중심의 수사 역량이 현재의 강점이자 앞으로도 더 강화해야 할 분야라는 뜻에서다. 그는 “일반적인 사건과 달리 성폭력사건은 다른 범행현장에서 사용되는 객관적인 증거자료인 CCTV나 목격자가 없는 게 대부분이라 피해자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증거 확보가 어렵다”며 “피해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사건 마무리 때까지 유지하면서 피해회복을 위한 심리·의료적 지원에서 범죄피해자지원까지 연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저와 우리 수사팀의 ‘피해자 중심 수사’ 역량은 대한민국 최고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에서 5명밖에 없는 성폭력 ‘전문수사관’인 정 경위는 자신뿐만 아니라 경남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해 쉬지 않고 애써왔다. 그는 지난 2001년 거창경찰서 수사지원부서에서 경찰에 첫발을 내디딘 뒤 이듬해 창원중부경찰서 형사계에서 경남경찰 ‘여경 1호 외근형사’로 수사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여형사 1호’는 20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그를 따라다니는 첫 번째 수식어이기도 하다.

그를 따라다니는 두 번째 수식어는 ‘심리상담 전문 수사관’. 그는 성폭력사건 피해자 조사 전담 업무를 하면서 간절함과 절실함을 느껴 틈틈이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심리상담사 1급 자격을 지난 2017년 취득했다. 오로지 성폭력 전문수사관으로서의 역량을 위해서였다. 그는 “유능한 수사관이 되고 싶다는 ‘시보경찰관’ 당시의 의지를 최근 다시금 새기고 있다”며 “여성 대상 범죄가 발생하면 피의자를 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물론 범죄 이후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지원 활동을 가장 잘한 전문수사관으로 오래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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