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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이사 방향과 집터의 기운

기사입력 : 2021-05-28 08:07:35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최근에 여기저기서 알려준 풍수이론들을 모두 따라 하려는 이(이하 A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렇게 해야만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된다고 굳게 믿거나 믿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한 가지 일(집 방향, 이사 방향 같은)에 소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이론들을 전부 접목하다보면 이론끼리 서로 충돌해 말 그대로 ‘뒤죽박죽 죽탕이론’이 되면서 오히려 하지 않는 것만도 못하게 된다. 가령 A씨의 경우 이사 방향에 대해 여러 곳에 물어보니 대장군 방향(올해 서쪽)과 삼살 방향(올해 동쪽), 회두극좌(回頭剋坐·생년 기준) 방향으로 가면 흉사(凶事)가 생긴다고 했다면서 회두극좌 방향이 어딘지를 필자에게 되물었다. 오래전부터 대장군과 삼살 방위로 가는 것은 금기시했지만(물론 무시하는 사람도 많음) 회두극좌 방위를 꼭 피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회두극좌란 태어난 해의 기운과 상극이 되는 방위가 있어 묘나 잠잘 때, 이사 등을 할 때 피해야 하는 흉한 방위를 말한다.

예를 들면 A씨는 1970년생(庚戌生·경술생)으로 진손사(辰巽巳) 향(向·묏자리나 집터, 이사 따위의 앞쪽 방향)은 회두극좌가 되는 남동향이어서 피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필자의 오랜 경험상 대장군, 삼살, 회두극좌 따위의 방향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맞지도 않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한 이론이므로 지키지 않았다 해서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둔다. 예부터 산자산, 서자서(山自山, 書自書)라고 했다. 산은 산대로 놀고, 책은 책대로 머릿속에서 따로 논다는 뜻이다. 일반인들도 풍수 서적을 통해 여러 이론을 접했으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검증된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실천을 해야만 역효과를 피할 수 있다. 즉 ‘산과 책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검증된 데이터도 없이 뭇사람을 두렵게 하는 대장군, 삼살, 회두극좌 방향은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생활하는 곳에 수맥파가 있거나 공극(토양 입자 사이의 틈)이 크거나, 파쇄대(단층을 따라 암석이 부스러진 부분)가 있거나 모서리가 많은 암반 등에 의한 살기(殺氣)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터에 산다면 아무리 좋은 방향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지자기파 결핍’으로 인해 건강도 잃고 재물도 한순간에 사라지게 된다. 풍수 고언에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물이 지기(地氣·땅기운)를 정지시킨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사를 할 때, 땅과 땅 사이를 구분 짓는 하천에 설치한 다리를 건너게 되면 나쁜 기운이 더 이상 쫒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이사 방향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처방책이 될 수 있다.

A씨는 부산시 모처에 위치한 주산(뒷산)과 접해있는 아파트의 가장 뒤쪽 동(棟)에 살고 있었다. 조롱박 형상의 터에 산은 아파트를 감싸고 있는 ‘병풍산’이어서 계곡바람과 수맥파에 의한 불편함은 없는 곳이었다.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곳의 풍수적인 입지와 기운도 알아보고, 아파트의 다른 동에 나온 매물 중에 풍수가 좋다면 이참에 매입을 할 생각으로 감정을 의뢰했다고 하였다.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은 입구 작은방과 안방, 안방 옆의 작은방, 거실, 주방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현관문과 마주하고 있는 작은방 사이에 중문이 없으며 신발장에는 전신 거울이 있었다. 거울은 생기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없애거나 작게 하도록 했으며, ‘바람을 갈무리해(장풍·藏風)’ 생기를 머금은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오게끔 중문을 설치하거나 문설주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게 했다. 모든 곳(거실, 안방, 작은방 등)의 바닥에서 발산하는 기운은 좋았지만, 현관문 앞의 작은방 기운은 살기가 올라와서 옷방으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3개동에서 나온 물건 중에 2개동의 물건은 동일하게 생기(生氣)가 가득 찬 좋은 곳이기에 부동산 가치까지 고려해 상대적으로 높은 층의 물건을 추천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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