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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삼성 스마트공장 지원센터, 귀감이 되는 이유-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1-06-07 20:25:47

삼성 부울경 스마트공장 지원센터(이하 부울경 지원센터)가 지난달 26일 창원에 개소했다. 지원센터는 경력 30년 이상의 제조 전문가들이 창원에 상주하면서 동남권 지역 중소기업들을 밀착 지원하는 형태다. 이들 전문가들이 중소기업 현장에 투입되면 스마트공장 구축이 보다 세밀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울경 지원센터의 개소는 단순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생산량과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 방향까지 설계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대표적인 예가 김해 조류 부화기업체 ‘오토일렉스’와 최소 잔여형 주사기 생산업체인 전북 군산의 ‘풍림파마텍’이다. 이들 기업의 성공 사례에는 지원센터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오토일렉스의 소형 부화기는 닭, 오리를 비롯해 앵무새, 따오기 등 20여가지 조류에 대한 부화 기능을 갖췄지만 제품별로 다른 온도·습도 조절능력의 편차를 일일이 교정해야 하는 걸림돌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이에 지원센터는 삼성전자 휴대폰 무선사업부 기술을 활용해 제품간 온도조절능력의 오차를 자동으로 교정해주는 시스템을 구축,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삼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열사인 삼성물산의 에버랜드 동물원을 통해 사육사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개선하는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K주사기’로도 불리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생산하는 풍림파마텍도 버려지는 백신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특수 주사기를 제조해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았지만, 개발 당시 양산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구축까지 1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전자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스마트공장이 구축되면서 월 1000만대 양산 체제를 갖췄고, 미국 FDA의 주사기 긴급 승인에도 삼성의 바이오 계열사들의 도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지역 중소기업을 포함한 산업계가 삼성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다양한 기업들의 지원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 뿐 아니라 대기업이 갖춘 밀착·총력 지원 때문이다. 지원센터는 수년 동안 쌓은 노하우와 공정 운영방식을 중소기업에 전수하면서 서로 시너지를 내는 상생 모델이다.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지만, 중소기업의 제조와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는 과정에 자연스레 대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동반 성장인 셈이다. 지원센터는 그동안 기존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소재지인 수원과 구미, 광주 지역을 거점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사업장 소재지가 아님에도 동남권 중소기업들을 위해 창원에 지원센터가 들어섰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역시 계열사나 협력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의 거래 여부에 관계없이 지역 내 모든 중소·중견 제조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통상 대기업들의 상생 모델이 자사의 계열사나 협력업체, 거래에 관계되는 업체인 점과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기부나 지원금 형태 또는 단순한 자문 등의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선해 준다는 점에서도 기대 효과가 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모델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 면에서도 귀감이 되는 삼성의 이런 활동이 지역 기업들과 산업계에도 좋은 본보기로 작용해 점진적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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