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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슬기로운 방학 생활-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 간호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21-07-21 20:31:30

지난주부터 늦은 장마가 점차 물러가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대부분의 초중고교들이 방학식을 갖고 약 한 달 간의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바야흐로 아이들은 방학, 직장인들은 휴가 시즌에 돌입하면서 각자 학업과 휴가 계획 세우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뜨거워진 기온과 들뜬 마음과 달리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프로야구단 선수들의 방역 수칙 위반 논란, 청해부대원들의 집단 감염 사태 등이 뉴스의 토픽을 장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는 등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온 모양새다. 지난 5~6월에는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기온이 높아질수록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감소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올여름에는 조금 안심하면서 코로나의 끝자락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델타 변이가 무서운 전파력에 비해 치명률은 비교적 낮은 것은 다행이지만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방역과 의료시스템의 부담이 가중되고 우리가 염원하는 경제 활동 완전 재개가 지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시금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할 때이다. 답답하더라도 개인 위생과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 해 건강을 잃지 않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 뜨거운 여름을 슬기롭게 보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점차 달아오르는 폭염의 기세처럼 여야의 대선 레이스를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많은 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 간 난타전 속에 지지율이 혼전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검증을 명분으로 한 각종 네거티브와 출처불명의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정치권이 다시 혼탁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과 언론들은 근거가 빈약하고 무분별한 마타도어에 휘둘리지 않고 각 후보들의 정치적 철학, 정책, 인간 됨됨이 등을 보다 냉철히 지켜보고 분석하는 분별력을 가져 이 시대가 요구하는 현명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정된 국가 예산으로 지급될 자영업자 손실 보상금, 국민 재난 지원금 등이 적시에 꼭 필요한 만큼 지원될 수 있도록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버리고 국민들도 조금씩 양보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여론을 결집해야 하겠다.

특히, 최근 전력 수요 급증,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치솟는 부동산 문제 등 사회, 경제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찜통더위로 전력 수급에 불안이 생기자 정부가 공공 기관의 에어컨 사용 제한을 주문하고 정지 중이던 원전 3기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부문과 함께 가정에서도 과도한 냉방기 사용을 삼가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며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하겠다. 한편, 지난달까지는 인플레 우려 속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해 주식 등 금융 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이다 지금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방향성이 다시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라면을 비롯한 식품, 소비재 등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생활 물가는 오를 조짐을 보여 서민 생활이 더욱 어려움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서머 랠리를 기대했던 주식시장도 주춤하면서 개인들도 지난해 만큼의 달콤한 수익을 거두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을 것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듯 아무리 위급한 일을 당하더라도 지금껏 우리 국민과 인류가 그래 왔듯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슬기롭게 대응하면 위기를 벗어나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판도라의 상자 안에 있던 죽음과 병, 온갖 재앙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지배하고 있지만 상자 밑에 ‘희망’이 살아 숨어 있는 만큼 그 ‘희망의 홀씨’가 다시 날아올라 번성할 때를 기다리며 자중자애하고 현명하게 처신하자.

강기노(마산대 입학처장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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