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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100세 시대, 텅 빈 뼈의 경고

50세 이상 유병률 남성 22%·여성 37%로 지속 증가 추세

골절 발생 전까지 자각증상 없어 치료율 매우 낮아

기사입력 : 2021-08-01 21:28:48

과거 힘든 시절엔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그저 오래 사는 것이 목표였다면, 오늘날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생에 마지막 10년 이상을 질병으로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며, 대부분이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보다 65세 이후에 지출하는 의료비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고령 인구를 고통스럽게 하는 수많은 질병에는 암, 심혈관질환, 성인병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지만, 오늘은 골다공증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골다공증은 골량의 감소와 골조직 미세구조의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전신 만성 질환으로, 쉽게 말해 ‘뼈가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질환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청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인구에서 골다골증의 유병률은 남성 22%, 여성 37%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출생 이후 골밀도는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여 남성의 경우 30세 전후, 여성의 경우 40세 전후로 골밀도가 가장 높아지고 이를 기점으로 사망시점까지 감소하게 되며 나이가 들수록 감소 속도는 점차 증가한다.


골다공증은 자체만으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으며 노인 기능에 뚜렷한 장애를 유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골 흡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골절이 발생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골절 자체만으로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며 삶을 질을 떨어뜨리고, 특히 고관절 골절 시 1년 이내 각종 합병증 및 골절 자체의 문제로 사망하는 경우가 20~30%에 이를 정도로 노인기능에 중차대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골다공증 환자의 치료율은 매우 낮다. 막상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진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한 번 골절이 발생한 후엔 2차 골절 발생 확률이 높지만 골절 이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고, 2년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는 비율이 20%에 그칠 정도로 골다공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50대엔 손목 골절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나, 나이가 들수록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의 비율이 증가한다. 척추 압박 골절의 경우, 본인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했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골소실은 계속 진행되므로 방치할 경우 2차, 3차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이 경우 통증 악화와 척추 변형으로 인한 기능장애가 올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가장 심각한 골다공증의 합병증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당장 보행기능 장애를 비롯해 골절에 대한 치료가 이뤄진 이후에도 상당수가 독립적 생활에 장애가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다공증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고관절 골절.
골다공증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고관절 골절.

골다공증은 급성 질환이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라 여러 생활습관들의 영향을 받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아직 젊은 나이라면, 골소실이 시작되기 전까지 충분한 운동과 영양공급으로 최대 골량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하며, 이미 골소실이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그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켜 골다공증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이로 인한 골절을 방지할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고려할 점을 먼저 알아보자. 뼈 건강을 위해서 평소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하다. 한창 성장기인 청소년기는 물론이고, 성인도 충분한 양의 칼슘과 비타민D 공급이 필요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경우 하루 평균 칼슘, 비타민 D 섭취량은 권장량 대비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차적으로 이들이 많이 함유된 음식(유제품, 해조류, 두부, 어류 등)을 통해 공급해야 하며, 비타민D는 하루 20분 정도 햇빛 노출이 필요하다. 여건상의 문제로 힘들 경우 칼슘이나 비타민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 50세 이상에서 칼슘은 하루 800~1000㎎을, 비타민D는 800~1000 IU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과도한 보충제 사용이 심혈관질환등 다른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음주도 골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집안에 고령인구가 거주하는 경우 주거환경을 개선시키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골다공증 환자에서 골절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낙상’을 꼽을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단지 골다공증 뿐만 아니라, 시력 저하, 인지기능 저하, 근력 저하, 균형감각 저하, 청력 저하, 유연성 저하 등의 노화와 관련된 여러 문제로 인해 낙상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매우 많다. 특히 시력 저하의 경우 교정할 수 있는 질환일 경우 미리 치료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로는 충분한 조명 설치, 계단이나 문턱 등의 장애물을 최소화하고, 너무 높은 침대 받침대 사용을 지양하고, 화장실에 미끄럼 방지패드나 난간 설치 등의 낙상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을 통해 감소하는 골량을 보완할 수 있게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약물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처음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1~2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와 병원 방문을 하는 비율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환자 대부분이 잊고 살아가고 있다. 기타 퇴행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골다공증도 한두 번 치료로 완치가 되는 질병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당장의 골절에 대한 수술부터 이후 재활치료까지의 과정이 매우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신체기능상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2차, 3차 골절이 발생할 위험성도 증가하게 된다. 평소에 꾸준한 관리를 통해 아프지 않고,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임동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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