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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도 사람이 산다 (15)시즌Ⅱ 움직임 ⑩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숲을 통한 푸른 미래… 함께 가꾸고 나눕니다

도시 사람들 상시적 방문 아이템 고민하다

기사입력 : 2021-08-02 21:01:39

“주민들이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마을에 대한 애착심이 발현될 수 있도록 숲을 활용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생각입니다.”

김해시 유일한 산촌인 상동면 장척·묵방마을은 장척힐링휴양마을로 불리고 있다. 2018년 김해시로부터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받았다. 마을주민들은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을 만들고 숲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일하고 살며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공동체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캠핑장, 목공 등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마을의 지속적인 운영 발전을 힘쓰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목공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마을 주민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목공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캠핑장을 만들다= 장척·묵방마을은 지형 특성상 농경지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가 많아 과거에는 신어산과 장척산에 나무꾼들이 많았다. 장작을 패고 숯을 구워 주변 도시에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계곡 주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업과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10여가구는 산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업과 식당들은 여름 한 철 장사다 보니 주민들은 상시적으로 마을에 도시 사람들이 발걸음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다.

그러다 울창한 숲이 있어 숲과 관련된 사업을 구상했고 캠핑장, 숲해설, 목공체험 등을 생각하게 됐다.

캠핑장은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이종표 대표가 앞장서 만들었다.

이 대표는 “2008년에 이주를 했다”며 “동네의 산들을 보며 산림자원을 활용해 마을의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산을 설명해주는 숲 해설가를 공부하며 숲을 해치지 않는 캠핑장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발 벗고 나서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끌어낸 덕분에 김해시와 같이 농어촌 공사 도시활력증진사업에 도전해 지난 2012년 사업자로 선정됐다.

사업비 55억원으로 도로를 만들고 캠핑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 캠핑장 등을 관리하는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은 이 대표를 필두로 장척·묵방마을 주민 9명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조합이 마을 주민들로 구성돼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어 믿을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이명호(왼쪽 두 번째) 사무국장과 직원들.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 이명호(왼쪽 두 번째) 사무국장과 직원들.

◇목공예를 배우다= 조합의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이명호 사무국장은 “산림이 잘가꾸어져 공기가 좋다 보니 외지인들이 많이 이주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귀농해서 생활하려면 기본적인 목공과 전기작업은 할 줄 알아야 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은 마을 주민들에게 목공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목공수업은 매주 일요일마다 3시간 운영하고 있다.

목공수업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이점이 생겼다고 이 국장은 말한다.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다 보니 원주민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화합으로 나아가는 부가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국장은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목공기술을 배우고 있는 단계다”며 “전문가 과정을 습득하고 나면 마을 분들이 강사가 되어 지역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조합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친환경 도마와 지역특색을 살린 농산물품을 꾸려 쇼핑몰을 만들 계획이다.

신어산의 아름다운 숲을 산책하며 숲해설을 듣고 있는 사람들.
신어산의 아름다운 숲을 산책하며 숲해설을 듣고 있는 사람들.
장척힐링영농조합이 숲을 활용한 마을 수익 사업으로 운영 중인 캠핑장.
장척힐링영농조합이 숲을 활용한 마을 수익 사업으로 운영 중인 캠핑장.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다= 장척힐링마을영농조합은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캠핑장 등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금에서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장애인분들한테 목공체험과 숲해설을 무료로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두 달간 휴업을 했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기부하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적립을 했었다”며 “올해는 수익으로 다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종합산림복지휴양단지를 꿈꾸다= “있는 자연을 보전하고 가꿀 생각입니다.”

조합은 마을에 나무꾼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며 ‘나무꾼 길 복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둘레길을 만들어 산림치유로 도시민들이 휴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마을 주민들과 함께 꽃이 없는 산을 오는 10~11월 사이 ‘꽃길 만들기 사업’, 여름철이 지나가면 ‘장척계곡 살리기 사업’을 통해 계곡의 자연을 보호할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캠핑장 밑에 위치해 있는 양묘장을 김해시와 협력해 산림레포츠시설, 숲체험시설을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생각하는 최종 목표는 숲을 활용한 종합산림복지휴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숲을 활용해 숲의 아름다움을 찾아오는 도시민들에게 보여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의 협력해서 마을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이들의 최종 꿈이다.

“이런 활동들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착심이 생길 것이라고 믿어요. 나아가 주민들이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요.”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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