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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객행사 금지 기간 ‘특급세일’에도 단속기준 없어

남창원농협, 지난달 29일부터 행사

방역수칙 기준 모호해 소극 대처

기사입력 : 2021-08-11 21:03:59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유통센터(이하 남창원농협)가 집객행사 금지 기간에 행사를 열고 경품·사은품을 증정한다며 매장 이용을 유도한 가운데 방역수칙의 모호한 기준으로 행정의 단속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행사는 남창원농협 최초 확진 판정보다 앞서 시작된 만큼 행정의 적극적 단속이 있었다면 이번 집단감염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남창원농협은 지난달 28일 SNS에 ‘7월 29일~8월 11일 농협 창립 60주년 특급세일 1탄을 진행한다’는 홍보 게시글을 게재했다. 이는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진행되는 행사로, 추첨을 통한 TV·공기청정기 등 6억원 상당의 경품 증정과 함께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 제공(1일 100개 한정)을 약속하며 고객의 방문을 유도했다.

남창원농협은 지난달 28일 SNS에 ‘7월 29일~8월 11일 농협 창립 60주년 특급세일 1탄을 진행한다’는 홍보 게시글.
남창원농협은 지난달 28일 SNS에 ‘7월 29일~8월 11일 농협 창립 60주년 특급세일 1탄을 진행한다’는 홍보 게시글.

문제는 해당 행사가 창원시의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 중이던 ‘집객행사 금지’ 기간에 진행됐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방역수칙에 따르면, 3그룹 시설인 상점·마트·백화점은 1단계 부터 판촉용 시음·시식, 마스크를 벗는 견본품 제공, 휴게공간 이용 등이 금지되며 2단계부터는 집객행사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적발 시 운영중단 10일·과태료 150만원, 2차 적발 시 운영중단 20일·과태료 300만원 이하, 3차 적발 시 운영중단 3개월, 4차 적발 시 폐쇄명령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방역수칙에 따라 남창원농협에 대한 단속이 이뤄졌다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정지 ‘권고’가 아닌, 강제 영업중단 ‘처분’을 내릴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창원시는 ‘집객행사’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핑계로 단속을 통한 행정처분은 커녕 공문 발송 등 소극적 대처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집객행사 관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세일 및 사음품 행사를 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일 경우 거리두기가 지켜지면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현재로서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행사 기간 남창원농협을 방문했던 이용자들이 코로나19 검사 대상에 포함되고 나서야 집객행사의 정확한 기준 파악에 나섰다.

창원시 관계자는 “보건당국은 명확한 기준은 내놓지 못하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우려가 있기에 집객행사 금지를 방역수칙에서 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집객행사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정확한 기준 등을 문의한 상태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하나로마트에서는 ‘농협 창립 60주년 특급세일’ 행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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