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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나라와 백성에만 충성한 홍의장군 곽재우

기사입력 : 2021-09-03 0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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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을 보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주권이란 ‘가장 주요한 권리’를 말하며 권력이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을 말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국가지만 자유란 단어가 희석되어 가고 있으며 국가권력이 국민생활을 간섭·통제하는 체제인 ‘전체주의’와 ‘파시즘’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파시즘은 현대 정치에 반하는 괴물과도 같은 존재다. 파시즘에는 여러 뜻이 내포되어 있지만 ‘폭력적인 방법에 의한 일당 독재를 주장하여 지배자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군주 정치(왕정)’ 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살아서는 백성만을 위한 정치를 하였으며 죽어서는 조선의 국운을 백년이나 늘게 한 성군(聖君)인 세종대왕이 있다. 비록 지극한 세종의 효심으로 인해 선영 곁인 강남의 대모산 자락에 능(陵)이 있었지만 자리가 워낙 물이 많이 고인 흉지인지라 예종 때 이장을 했는데, 이장한 능지가 풍수적으로 명당이어서 조선의 국운이 백년이나 더 이어졌다고 하여 ‘영릉가백년(英陵加百年)’이란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반면 조선의 가장 무능한 왕으로 알려진 선조가 있다. 선조는 간신의 말에 현혹되고 시기심이 많아 충신들을 수없이 유배 보내고 죽였기에 ‘선조 임금 아래에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임금이 시기심이 많고 모질며 고집이 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가장 비열하고도 악질적인 처신은 임진왜란 때 수많은 장병과 백성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한 점과 실정(失政)을 수없이 한 자신을 칭송하고 순종하는 간신들은 지극히 우대했다는 점이다. 군주가 되지 말아야 할 자가 용상에 오르면 백성은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맞게 된다. 무능한 선조는 오늘날에도 새겨봐야 할 교훈을 남겼다. 홍의장군 곽재우는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전 재산을 털어 의병을 일으켜 조선을 구하는 데 크게 기여를 했다. 장군은 1552년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에서 태어났다. 의령은 외가인데, 의병장으로 활동한 주요 지역이어서 오늘날 장군의 드높은 위상을 상징하는 대표지역이 되었다. 곽재우 장군의 생가 왼쪽에 나이가 600년 정도 되는 일명 세간리 은행나무가 있다. 세간리 은행나무는 의병들을 모집하는 장소였으며 오늘날 세간리를 지켜주는 당산나무이다. 이러한 노거수(老巨樹·수령이 오래된 당산목)가 있는 곳의 집터는 주산(뒷산)의 정기(精氣)를 이어받아 땅기운이 대단히 좋다. 생가는 펑퍼짐한 주산의 용맥(산줄기)이 뻗어 내려와 안착한 곳에 별당과 사랑채, 안채가 있는 전형적인 양택(陽宅·집)의 터이다. 좌청룡(좌측 산)은 생가를 감싸고 있어 외부의 흉풍이나 살기(殺氣)로부터 생가를 보호하고 있지만, 우백호(우측 산)는 뻐드러져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랑채는 노거수가 우백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안산(앞산)은 물결모양의 수형산(水刑山)으로 대단히 좋은 풍광을 이루고 있다. 안채는 부실한 우백호의 역할을 큰 곳간채가 대신하고 있으며 안산인 수형산과 함께 담장 가까이에 있는 노거수가 흉풍과 살기를 이중 차폐하고 있다.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훨씬 더 역할이 돋보이는 노거수가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이다. 달성군 구지면 대암리에 곽재우 장군과 부친 곽월 묘 등 일족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장군은 임종에 즈음하여 “예장(禮葬)을 하지 말라” 면서 “왜란 때 선왕의 두 능이 무너지고 불탔으니 신하된 자가 어찌 묘의 봉분을 쌓겠는가. 내가 죽거든 구덩이에 묻기만 하라”고 유언해 평장(平葬)을 하였다. 주산의 용맥은 두툼하고 넓은 형상으로 내려갔으나 묘역 가까이에서 좁아지면서 산의 정기는 장군의 묘에서 응집됐다. 부친의 묘는 장군 묘보다 아래에 있는 역장(逆葬)으로 산기슭에 있으며 무해지지(無害之地)에 안치되었다. 합장을 한 장군과 정부인 상산김씨(商山金氏) 자리가 진혈(眞穴)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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