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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도 챌린지- 강지현(편집부장)

기사입력 : 2021-09-13 20:46:57

바야흐로 도전의 시대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도전들이 탄생하고 기록된다. 본지 사람마당엔 하루가 멀다 하고 ‘도전 인증샷’이 올라온다. 생활 속 플라스틱 줄이기, 클릭 메일 비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어린이 교통안전, 저출산 극복 등 명분도 가지각색이다. 이 도전들은 ‘챌린지’라는 이름을 달고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이어진다. 개개인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도전 릴레이, 챌린지 열풍이 거세다.

▼챌린지의 시초는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다.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기부 캠페인으로, 201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차가운 얼음물 샤워로 고통을 나누는 이 도전은 전 세계로 확산했다. 챌린지의 영역과 방식이 다양화된 건 코로나 이후다. 지난해 의료진 응원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 이후 화훼농가를 돕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 집콕 챌린지, 랜선 여행 챌린지 등이 인기를 끌었다.

▼초반 유명인 위주였던 챌린지는 SNS를 타고 일반인으로 확산했다. 또 사회문제 참여에서 놀이와 재미가 가미된 행위로 범위도 넓어졌다. 최근엔 환경·건강 관련 챌린지가 급증세다.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줄이는 ‘용기내 챌린지’와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 건강한 아침 습관을 만드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 등이 그 예다. 도전을 돕는 모바일 앱도 등장했다. 챌린지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사회공헌 활동, 지자체의 정책 홍보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한편에선 쏟아지는 ‘챌린지 홍수’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SNS를 매개로 한 보여주기식 행위를 슬랙티비즘(slacktivism·게으른 행동주의)으로 비꼬기도 한다. 하지만 다같이 즐겁게 누리는 의미 있는 도전들은 서로 응원해 주자. 소소한 실천이 소소한 행복을 만들기도 하니까. 이런 챌린지는 어떨까. 부모님께 전화 드리기, 하루 한번 감사하기, 소상공인 추석선물로 돈쭐내기. 올해 추석은 지난해보다 더 따뜻하길 바라며, 우리 모두 도저언!

강지현(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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