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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경찰청·경남은행, 메타버스에 문 열다 … 또 하나의 세상, 메타버스

[주말ON- 트렌드] ‘메타버스’의 세계

多 된다, 또 하나의 세상

기사입력 : 2021-09-16 21:40:42

게임부터 사회·경제·문화활동

모든 일상 가능 ‘3차원 가상세계’

유통가 앞다퉈 플랫폼 구축중

경남경찰청·경남은행·창원시 등

도내서도 활용 사례 늘어

실제 업무 적용도


#창원에 사는 A씨는 요즘 한강공원 산책을 즐긴다. 한강공원 옆 편의점에서 라면, 삼각김밥도 먹었다. 얼마 전에는 파리 에펠탑 앞에서 셀카를 찍고 이탈리아 피렌체 배경의 구찌 매장에서 신상을 구경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경험에 필요한 이동거리, 비용은 모두 ‘0’. 현실이 아닌 가상공간에서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란=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메타버스 이전의 가상세계로 통칭되던 VR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VR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게임을 수행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에서는 게임뿐만 아니라 업무, 쇼핑, 여가 등 각종 일상생활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즉 현실을 가상의 공간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미국 IT 벤처기업 린든랩이 만든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게임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가 인기를 끌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60억달러(54조4410억원)며 2025년에는 2800억달러(331조3800억원)로 6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미국의 로블록스와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있다. 로블록스는 미국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글로벌 메타버스로 다양한 게임에 특화돼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역시 이용자의 80%가 MZ세대로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인기가 높다. SKT의 이프렌드도 있다. 지난달 출시된 ‘신상 메타버스’다. 미국 스타트업 게더에서 만든 게더타운은 상대 아바타와 화면, 음성 연결이 가능하다. 로블록스, 제페토가 게임, 아바타 꾸미기나 스타 팬미팅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하다면 게더타운, 이프렌드는 회의, 강의, 간담회 등 비대면 모임에 특화됐다.

네이버제트 ‘제페토’./네이버제트/
네이버제트 ‘제페토’./네이버제트/
SKT ‘이프렌드’./SKT/
SKT ‘이프렌드’./SKT/

◇앞다퉈 메타버스로 뛰어드는 기업들= 기업들은 메타버스의 잠재적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잇따라 출사표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의 주 이용자는 10대지만 이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온라인 쇼핑이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보다 확장된 온라인 마케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가는 특히 적극적이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제페토에 한강점을 선보였다. 오픈 후 제페토 내 SNS 피드의 CU 관련 게시물은 총 2900여개, 조회수는 270만건을 넘어섰다. 높은 인기에 CU는 지난 14일 제페토 2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4에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구축했고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전담팀을 신설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쇼호스트로 발전시키고 연내 소비자가 아바타로 쇼호스트와 소통하는 쇼핑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중 제페토에 서핑호텔 ‘브리드호텔 양양’을 정식 오픈한다. 강원도 양양에 오픈한 브리드호텔 양양의 실제 외관을 그대로 구현했다. 정식 오픈 후엔 투숙, 서핑이 모두 가능해진다. 현대자동차는 내달 중 로블록스에 미래 모빌리티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테마별 5개의 공간을 구현해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운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제페토에는 구찌, 디올, 랄프로렌, 크리스찬루부탱, 나이키, 젠틀몬스터, 스타벅스(입점 예정)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했다. 구찌의 경우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선보인 ‘디오니소스 디지털 전용가방‘이 약 46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aT가 이프렌드에서 개최한 ‘빛가람청렴문화제’ 개막식./aT/
aT가 이프렌드에서 개최한 ‘빛가람청렴문화제’ 개막식./aT/

◇실제 업무에도 적용…도내서도 확장되는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기업의 홍보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메타버스의 활용폭이 더욱 넓어지는 모양새다. 채용설명회, 면접, 업무협약,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푸드는 대학생마케터 선발 면접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진행했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 13, 16일 이틀간 게더타운에서 비대면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채용담당자의 직무, 전형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직 선배들과의 1:1 상담도 제공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프렌드에서 개최한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작가와의 만남./소진공/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프렌드에서 개최한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작가와의 만남./소진공/

도내 활용 사례도 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달 19일 제페토에 ‘외사경찰 월드’를 열었다. 전국 최초의 ‘메타버스 경찰청’이다. 지난달 24일에는 이곳에서 워크숍도 개최했다. 경찰관들은 아바타로 워크숍에 참석해 이주여성 보호지원 우수사례를 발표하고 각종 외사 안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경남경찰청은 범죄피해 여성 상담창구 개설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대면 치안 서비스를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경남경찰청이 제페토에 문을 연 ‘외사경찰 월드’.
경남경찰청이 제페토에 문을 연 ‘외사경찰 월드’.

경남은행은 메타버스 점포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경남은행은 이달 초 메타버스 플랫폼 ‘갤럭시티(Galaxity)’를 운영하는 VR콘텐츠 개발사 맘모식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출, 금융상품 가입 등 비대면 금융서비스 발굴에 나섰다. 가장 먼저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혁신리더 2기 양성과정 연수’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갤럭시티’에 접속해 외부 특강을 들은 직원들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연수가 신선했고 재미까지 더해져 교육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가상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강의실에 있는 것처럼 현장감이 있어 직원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남은행이 갤럭시티에서 하는 디지털 혁신리더 2기 양성과정 연수./BNK경남은행/
경남은행이 갤럭시티에서 하는 디지털 혁신리더 2기 양성과정 연수./BNK경남은행/

창원시는 지난 7월 CECO(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조자동화기술전’에서 온라인전시회를 메타버스로 구현했으며 6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창원시는 향후 시정홍보, 기업유치, 관광 등에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창원시가 메타버스로 구현한 ‘제조자동화 기술전’ 온라인 전시회./경남신문DB/
창원시가 메타버스로 구현한 ‘제조자동화 기술전’ 온라인 전시회./경남신문DB/

진주에 본사를 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산하기관 승강기인재개발원은 지난달 23~24일 이틀간 게더타운에서 직무교육을 진행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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