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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의령군의 ‘학생 귀가 택시비 지원 사업’ 성과는 ?

이용학생 적어 취지 무색… “등하교, 학원 갈 때도 허용해야”

기사입력 : 2021-09-23 20:57:33

7월 3명·8월 12명 등 이용 학생 적어

시행 3개월 만에 조례 개정까지 검토

“등교·학원 귀가 때도 이용” 의견 많아


의령군이 지난 7월부터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초·중·고교 학생들의 귀가 택시비 지원 사업에 이용자가 많지 않아 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군은 이용객 확대를 위해 3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조례 개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귀가 택시비 지원 사업은 의령군이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교육 기회 보장 및 교육 복지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정책이다.


군은 지난 6월 22일 ‘의령군 학생 귀가택시비 지원 조례안’을 제정하고 7월 초 이용 대상자 학교 신청 접수 및 확정을 마쳤다. 7월 16일에는 택시업체 4곳과 비대면 간담회를 개최해 운영 방식을 논의하는 등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했다.

의령군은 이 사업의 지원 범위와 지원 금액이 전국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군은 초·중·고 모든 학생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야간자율학습뿐만 아니라 정규 수업, 방과 후 프로그램 수업을 마치더라도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면 모두 지원한다. 1인당 월 지원 한도를 30만원으로 정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지원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귀가 택시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범위를 중·고교생으로 한정하거나, 시간을 야간자율학습 이후로 정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원 금액 역시 의령군보다 적다.

군은 제도 도입으로 학생들이 대중교통 운행 시간에 개의치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제도를 실제 이용한 학생은 7월에 3명에 그쳤다. 8월 이용 학생은 다소 증가했지만 12명에 불과하다. 9월에는 25명이 신청했지만 실제 얼마나 이용할지는 월말이 돼야 알 수 있다. 의령지역 학생 수가 3개 고교 415명, 5개 중학교 377명, 14개 초등학교 7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용 학생이 적은 셈이다.

군은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시행 시기가 방학과 겹치는데다 홍보 부족으로 이용객이 적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은 의령교육지원청과 읍·면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홈페이지 및 전광판, 홍보 현수막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지역 교육계에서는 통학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 학생들도 있는 만큼 ‘귀가 지원’에 한정하지 말고 ‘등하교 시’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 공부를 마치고 학원으로 가거나 학원을 마치고 귀가할 때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이용 학생이 늘 것이라고 조언한다. 의령군이 어떤 해법으로 이용 학생 수를 늘릴지 주목된다.

김명현 기자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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