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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90) 하치(쪽자, 오리떼기, 녹하묵기), 오중아

기사입력 : 2021-10-22 08:10:02

△서울 : 너 드라마 ‘오징어 게임’ 봤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을 그린 작품으로, 요즘 전 세계에서 대박이 났잖아.

▲경남 : 여어저어서 이바구로 해싸서 내도 봤다. 9부작을 한 분에 다 볼라 카이 하리점두룩 걸리더라꼬. 그래도 억수로 재미있더라꼬. 드라마에 나오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겉은 거 우리 에릴 직에 마이 했다 아이가.

△서울 : 진짜 많이 했지. 불 위의 국자에다 설탕과 소다를 넣어 만드는 달고나도 많이 먹었고. 달고나는 드라마에서처럼 세모, 동그라미, 별 등 여러 가지 모양의 틀에 넣어 눌러서 먹기도 했지. 그런데 달고나를 경남에서도 달고나라고 했어?

▲경남 : 아이다. 내 고향인 김해에선 달고나로 ‘하치’라꼬도 카고, ‘쪽자’라꼬도 캤다. 마산에서는 ‘오리떼기’라 카고. 그라고 ‘녹하묵기’라꼬도 카고, 색깔이 똥맨쿠로 누렇다 캐서 ‘똥까자’라꼬도 캤지. ‘까자’는 과자를 말하는 기다.


△서울 : 하치, 쪽자, 오리떼기, 녹하묵기, 똥까자까지 달고나를 뜻하는 말이 많네. 혹시 오징어의 경남말도 있어?

▲경남 : 겡남에서는 오징어로 ‘수루메’라 마이 캤는데, 이거는 일본말이라서 오시는 안 씬다. 일본말로 말란(린) 오징어는 수루메(するめ)고, 물오징어는 이까(いか)다. 엣날 마산·창원·진해지역에서는 오징어로 ‘오중아’라 카기도 했고, 하동서는 ‘오징애’라꼬도 캤다. 그라고 ‘갑오징어’로 거제서는 ‘박시기’라 캤다 카더라꼬.

△서울 :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드라마에 나오는 놀이와 옷 등을 활용한 광고와 패션도 인기를 얻고 있대. 드라마 속 다양한 놀이 등이 세계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잖아.

▲경남 : 콘텐츠로 이용해 돈도 마이 벌 수 있겄지마는 우리나라 놀이로 전 세게 사람들이 즐긴다 카는 기 신기하다 아이가.

△서울 : 오늘도 오징어 게임만큼 재미있게 경남말을 배웠네. 이제 공부를 마쳤으니 우리도 달고나 아, 하치, 오리떼기 만들어 먹자.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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