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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내 몸 안의 삼재(三才)- 문장복((사)한국전통온열문화원 총재)

기사입력 : 2021-11-25 20:36:58

품격 있는 삶과 완성도 높은 생이란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세세히 나누어 보자면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그 첫째가 건강(健康)이고, 둘째로 장수(長壽)이고, 셋째는 의식주(衣食住)이다. 건강과 장수를 하나로 묶어보는 경향이 있으나, 하늘과 땅 차이다. 장수하는 사람은 건강할 수 있지만, 건강하다고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면 되지 오래 살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제각각 처해진 상황이 다르고, 삶을 수용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전도유망한 인재들이 젊고 건강한 나이에 횡액을 만나 세상을 떠나기도 하기에 건강하게 살았다 하여 뜻을 다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고, 장수는 분명 하늘이 내리는 큰 축복 중의 하나다.

누구라도 한번 왔다 가야 하는 인생길에서 오래 산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성공적인 삶을 논할 수는 있어도 생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를 정하기는 어렵다. 어제 몰랐던 것을 오늘 깨닫게 되고, 그러한 경험들을 통해 얻게 된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지향하게 된다. 잘 생겨도 좋고, 머리가 명석해도 좋고, 건강하면 더 좋겠지만, 오래 버티는 사람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건강은 노력으로 어느 정도 지켜갈 수 있으나, 장수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한편,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에서 의식주(衣食住)의 문제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의식주를 원만히 해결하려면 재화(財貨)가 필요하다. 타인에게 피해를 미칠 만큼 경제적으로 궁색해서는 안 된다.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는 것과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 재화는 능력과 노력의 대가이기도 하기에 불편을 겪지 않을 정도의 재화는 갖추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세 가지가 다 충족되어진다 해도 사람의 생명성은 오래 사는 소나무나 거북이와 비교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살아서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 생사에 걸림 없는 온전한 생명의 본원에 이르는 일일 것이다.

문장복((사)한국전통온열문화원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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