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고파] 경남교육은 추락하고 있는가-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기사입력 : 2021-11-28 20:35:04

지난주 경남도의회는 난데없는 ‘경남교육 추락’ 논쟁에 휩싸였다. 24일 본회의에서 유계현 의원이 ‘최근 5년 수능 국영수 상·하위 3등급 점유율’ 자료를 제시하며 ‘교육도시 경남의 위상이 추락했다’고 평가한 것이 발단이 됐다. ‘상위등급은 줄고, 하위등급은 늘면서 도내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고있다’는 것이 자료의 골자였다.

▼급기야 박종훈 교육감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26일 본회의에서 ‘미공개 자료’라며 ‘서울 S·Y·K대학교, 대구 국립K대학교, 부산 국립P대학교, 진주 국립K대학교’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한 2020~2021년 도내 학생수를 공개했다. ‘수능점수를 중시하는 왜곡된 교육으로의 회귀는 안 된다’는 교육철학에 입각해 꽁꽁 숨겨두었던 ‘주요대학 진학률’을 ‘학력 저하’에 대한 반박자료로 쓴 셈이다. 교육감의 이 눈물겨운 해명 근저에는 2021년 대학에 진학한 2002년생들이 박 교육감 체제에서 중고교 6년을 보낸 ‘박종훈 키즈’라는 점, 따라서 그의 재임에 대한 평가에 있어 주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추론이 자리 잡고 있는 듯 보인다.

▼논쟁이 시작된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유 의원은 “수능등급 미달로 수시에 불합격한 학생 수를 파악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것은 ‘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에게 신경을 써 달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요구로 들린다. 박 교육감은 “수능성적과 경남교육 추락 연결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것은 ‘수능으로 학력을 규정하는 시절은 끝났다’는, 시대적 선언으로 들린다.

▼수능을 평가기준으로 삼는 대학이 존재하는 한 이에 대한 세심한 관리는 경남교육의 몫이다. 국영수 위주의 경직된 교육 패러다임에 작별을 고하는 과정 또한 경남교육의 몫이다. 얼핏 지향점이 달라 보이는 이 둘은 ‘학생 본위’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과업이다. 경남교육의 위상은 이것의 선행 후 추락과 비상 그 어디쯤에서 찾아도 늦지 않다.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유경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