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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도내 터널 내 교통사고

기사입력 : 2022-01-19 20:36:09

도내 터널 내 교통사고와 역주행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통계는 우리의 교통 문화에서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일준 국회의원(국민의힘·거제)이 19일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34건이던 도내 터널 내 교통사고가 2020년에는 74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016년 이후 5년간 사고 건수를 봐도 감소한 해는 한 해도 없었다. 경찰청이 밝힌 지난 5년간 도내 역주행 교통사고 규모도 매년 10~20여건에 이른다. 지난 연말에는 거제의 한 터널로 역주행하던 음주 운전 차량이 정상 차선을 달리던 2대와 연쇄 충돌해 모녀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터널 내 사고는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특성으로 인해 일반 도로에서 보다 더 큰 연쇄 피해를 유발한다. 사고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터널 내 모든 차량이 위험군으로 내몰리고, 구조나 응급 조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치사율이 일반 교통사고의 2배 이상이라는 자료는 이를 방증한다. 이런 터널 내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심지어 배증되는 상황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더욱이 역주행 소지가 있는 구조로 터널이 설계가 돼 있는 곳이 있다면 그야말로 시한폭탄을 안고 달리는 셈이다.

터널 내 사고나 역주행 사고의 1차적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겠지만 터널 설계나 관리 상 문제점이 없는 지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할 일이다. 만에 하나 정상 차로로 오인할 소지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터널 내 역주행 사고가 난 거제 양정동 아주터널의 경우 출구와 터널 아래 차선이 합쳐지는 구조로 돼 있어 차량이 없을 경우 운전자들이 터널 출구를 입구로 착각하기 쉽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토부와 경찰이 터널 출구 도로에 진입금지 표지판을 새로 설치하는 등의 사후 조치를 취했다지만 왜 이런 사고 발생을 예견하지 못했느냐는 비판을 피해나가지는 못할 일이다. 서 의원의 지적처럼 안타까운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철저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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