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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커피의 새로운 바람 ‘에스프레소바’

짧지만 진하게 마셔BAR…커피 타다 분위기 타다

기사입력 : 2022-01-20 20:43:13

“탄산수 한 모금으로 먼저 입을 헹구고, 에스프레소를 맛보시면 좋아요. 탄산수의 청량감 덕에 입안이 정리되면서 맛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커피를 시키니 박준호 바리스타가 설명과 함께 탄산수가 담긴 잔과 함께 기존 커피잔의 절반 크기도 되지 않을 작은 잔을 놓아준다. 마음만 먹으면 한 모금에도 마실 만한 양. 1L짜리 아메리카노 시대가 저무는 걸까. 최근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쓴맛만 가득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에스프레소를 좀 더 부드럽고 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 매장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스프레소바, 일명 ‘에쏘바’라고 불리는 곳들이다.


◇에스프레소의 인기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갈아 압축한 뒤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뽑아낸 이탈리안 정통 커피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음료들의 베이스가 되는 것으로 아메리카노는 이 에스프레소 샷에 물을, 카페라떼는 우유를 더한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부산 등지에서는 1년 전부터 서서 이탈리아 사람들이 아침을 시작하는 것마냥 에스프레소바에 들러 선 채로 간단히 에스프레소 한 잔을 들이키고 출근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경남에도 2~3개월 전부터 에스프레소바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2000~3000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가격으로 이것저것 다양한 커피맛을 맛즐길 수 있고 진한 커피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에스프레소의 매력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다 마신 여러 에스프레소잔을 층층이 쌓는 사진을 인증하는 것도 유행이 됐다. 커피마니아들에게도 에스프레소바는 반가운 존재다.


김선민(33·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씨는 “원래 커피를 좋아해서 아메리카노가 너무 맛있는 곳은 따로 에스프레소를 한 잔 더 시켜 맛보곤 했고 에스프레소에 거품 낸 우유를 조금 넣은 ‘코르타도’를 파는 곳이 있으면 무조건 마셔봤다”며 “예전에는 메뉴에 있는 에스프레소를 시키면 의아해하는 카페도 많았는데 이제 지역에도 다양한 에스프레소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 기쁘다”고 말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조휘영(27·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씨는 “시장조사를 하다 보니 에스프레소가 유행하고 있음을 느꼈다”며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에스프레소 메뉴 개발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3000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작지만 진하고 깊은 맛 느낄 수 있어 인기
탄산수 입 헹군 뒤 맛보면 더 선명해져

에스프레소에 설탕·크림·우유 더하면
콘파냐·스트라파차토 등 커피로 완성
달달한 맛 어우러져 입문 메뉴로 가능

도내에도 지난해부터 ‘에쏘바’ 속속
서서 빨리 마시거나 앉아서 여러 잔 즐겨
다 마신 잔 착착 쌓아 인증샷 찍기도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다 마신 여러 에스프레소잔을 층층이 쌓은 사진을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다 마신 여러 에스프레소잔을 층층이 쌓은 사진을 인증하는 것이 유행이다.

◇에쏘 마셔볼까

추출한 그대로의 에스프레소에서부터 설탕을 한 스푼 넣은 것, 에스프레소에 휘핑한 크림을 올린 ‘콘파냐’, 우유거품을 살짝 얹은 ‘카페 마키아토’ , 코코아 파우더를 끼얹은 ‘에스프레소 스트라파차토’ 등이 유명하고도 인기 많은 메뉴다. 비슷하게 크림과 우유, 카카오파우더, 설탕, 시나몬 등 레시피를 달리해 내놓는 메뉴들은 달달한 맛이 어우러져 거부감이 덜 든다. 쓰다고만 느꼈던 에스프레소 이미지를 지울 수 있는 입문 메뉴가 될 수 있다. 이밖에 다양한 메뉴들을 개발해내는 곳들도 있다.

창원 라인업커피 김아람(28) 바리스타는 “뭐든지 처음 맛볼 때가 중요한데 쓰고 ‘맛없어서 못 먹겠다’는 인상을 드리고 싶지 않아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줄이고 진한 묵직함은 살리도록 커피를 내리고, 초콜릿과 탄산수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에스프레소 선택의 폭을 넓혀드리고 싶어 밀크티나 수제 레몬청 등을 넣은 에스프레소도 연구개발해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전에는 탄산수를 마시면 입안을 깔끔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러 잔을 시켜 맛보는 경우 새로운 맛을 마시기 전 중간중간에도 한 모금씩 마셔두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우리동네 에스프레소바

지난해 11월 창원 신월동에 문을 연 라인업 커피를 필두로 두 달 새 많은 에스프레소 바들이 등장했다. 창원에는 카페들이 많기로 유명한 도계동에 그럼피(GRUMPY)와 아틀라스로스터스가 자리했고 사림동에 한숲커피, 진해구 자은동 아라커피바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해의 오월 에스프레소, 45G 에스프레소, 진주 러프커피바, 스텝 에스프레소 거제 짹짹커피바까지도 지난해에야 들어선 곳들이다.

도내 에스프레소바들은 서서 빨리 마시고 가는 회전율 높은 에스프레소바 형태이기보다는 앉아서 여러 잔을 골라마시는 쪽에 가깝다. 지난 19일 찾은 도계동 그럼피에는 평일 오후인데도 손님들로 가득 찼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럼피 서재권(28) 대표는 “오피스 상권은 빨리 마시는 분들이 많아 회전율이 높지만 이곳은 주택가라 앉아서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바(Bar)를 없애고 착석 테이블을 늘렸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커피에다, 트렌드인 만큼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가 지역에도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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