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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가 들려주는 재테크 노하우] 은퇴준비에서 중요한 두 가지

인적 자본·연금으로 현금흐름 창출해야

심유경 (경남은행 석동지점 선임PB팀장)

기사입력 : 2022-03-25 08:05:53
심 유 경 (경남은행 석동지점 선임PB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준비’라고 하면 충분한 노후자금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자금이 충분히 준비되면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충분한 자금이 준비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켜낼 수 없다면 큰 문제가 된다.

노후자금을 고갈시키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자녀 문제다. 자녀를 빨리 경제적으로 독립시키는 것은 중요하고 필수적인 노후 준비의 과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녀 독립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보통 은퇴하는 시기는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 자금이 필요한 시기와 겹치게 된다.

만약 은퇴를 코앞에 두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에게 자신의 자산을 모두 지원하게 되면 노후생활에 문제가 생기고 지원없이 자녀에게 독립만을 강요한다면 자녀도 준비할 시간이 없어 서로에 대한 원망만 커지게 될 것이다. 자녀가 자라는 동안 부모는 자신들의 노후 계획과 자녀의 독립 시기, 그리고 부모가 지원해 줄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녀에게 주지시킬 의무가 있다. 자녀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의 독립을 위해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주고 싶은 것은 부모 대부분이 갖는 마음이지만 현실상 자신의 노후를 충분히 대비해 놓고도 부에 여유가 있다면 그 여유의 범위 안에서 적당하게 자식에게 나눠주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본다.

직장에서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을 ‘은퇴 크레바스’라고 말한다. 보통 한국 직장인의 경우 10~15년 정도의 은퇴 크레바스 기간이 발생한다. 비축해 놓은 자산이 많다고 해도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소득이 끊기면 당장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매달 돈이 흘러 들어 올 수 있는 정기적인 수입, 현금흐름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인적 자본이다. 현역시절만큼은 아니어도 일을 해서 매월 일정한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면 밑천 없이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셈이다. 인적 자본을 확보하면 다른 투자 자본을 활용할 때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연금 자산도 중요한 현금흐름 조달 원천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은 소액을 꾸준히 적립해 은퇴 시점부터 연금 형태로 받는 대표적인 은퇴자산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입여부가 아니라 내가 가입한 연금에서 어느 정도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그 외에도 건물, 상가 등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도 있고 주택연금, 주식자산에서 나올 수 있는 배당도 있다.

이와 같이 자녀 독립, 은퇴 크레바스 기간 동안 현금흐름 문제는 본격적으로 은퇴 생활로 접어든 후 과도기에 은퇴생활 전체를 비정상적으로 만들거나 아예 불가능하게 치명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 기간이 은퇴생활 전체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를 찾아 내 상황을 설명하고 은퇴 크레바스를 잘 넘기기 위해 자녀 독립문제와 국민연금, 주택연금, 즉시연금 등 가입 제도 활용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는 게 도움될 것이다.

심유경 (경남은행 석동지점 선임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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