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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단체장 후보 10명 중 3명이 ‘외지인’

집은 타지에, 출마지역엔 전월세…사실상 외지인

기사입력 : 2022-05-17 20:56:24

후보 53명 재산내역 조사해보니

16명이 출마지역구에 집 없어

집은 타지, 출마지역엔 전월세


6·1지방선거에 출마한 도내 단체장 후보자들 중 30%가 출마지역이 아닌 타지역에 대부분의 재산을 두고 있는 사실상 ‘외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단체장선거에 도전한 후보자 53명(도지사 4·시장군수 49)의 재산내역 중 건물 항목을 참고해 전수조사한 결과 16명이 본인이 출마한 지역구에 집(주택·아파트 등)을 갖고 있지 않았다.

조사 기준은 주소지를 확인하는 한편, 본인이 출마한 지역에 보유 또는 전세·임차한 건물의 유무로 했다. 후보자 본인을 포함해 배우자와 부모 등 가족 명의를 모두 포함해 △매매한 주택·아파트가 있는 경우 △전세·임차한 주택·아파트가 있는 경우 △주소지는 옮겨져 있지만 사거나 빌린 건물이 없는 경우 등 세 가지로 기준을 세워 살펴봤다. 상가 건물로 신고된 경우는 제외했다. 그 결과 매매한 주택이나 아파트가 있는 경우는 37명, 임차·전세권을 가진 경우는 12명, 건물이 없이 주소지만 해당 지역구로 되어있는 경우도 4명이나 됐다.


대표적으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주소지는 ‘경상남도 통영시 광도면 죽림4로’로 돼있었지만 재산내역에는 배우자와의 공동명의로 된 25억원 상당의 서울시 서초구 잠원로 소재 아파트만 있었다. 확인 결과 양 후보는 가족은 서울에 있고 본인은 5년 전부터 월세로 통영에 거주하고 있지만 경남에 자산은 없는 경우였다.

의령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손호현 후보 주소지는 ‘의령군 지정면 고루로1길’이었지만 창원에 본인 명의로 된 아파트가 있었고 의령군에는 자산이 없었다. 거창군수 선거에 나선 무소속 이홍기 후보도 주소지가 ‘거창군 거창읍 강변로’였지만 창원에 장남 명의의 임차 건물, 서울 강남구에 장녀 명의의 전세·임차 건물이 있을 뿐 거창군에는 건물 자산이 없었다. 산청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이병환 후보도 신고 재산에 산청군을 비롯한 어느 지역에서도 매매한 주택 및 아파트가 아예 없었다.

하지만 양문석 후보의 경우처럼 그 지역에 월세를 살면서 임차권 등기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임차·전세가 있는 경우는 대개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된 집이 수도권이나 부산, 창원 등에 있고 출마한 지역구에서는 방을 빌려 사용하는 경우였다.

국민의힘 홍남표 창원시장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에 본인 명의 21억8500만원 상당 아파트가 있고 주소지로 설정한 ‘창원시 진해구 행암로’에 2000만원의 보증금으로 공간을 임차했다. 민주당 한경호 진주시장 후보는 서울 마포구에 배우자와의 공동 명의의 7억2800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신고했다. 한경호 후보의 주소지로 된 진주시 선학산길 위치는 모친 명의 전세였다. 국민의힘 조규일 진주시장 후보는 서울 강남구에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21억1700만원의 아파트가 있고, 진주에는 2억원 상당의 전세가 있다.

국민의힘 천영기 통영시장 후보도 서울 강동구에 배우자 명의로 9억원짜리 아파트가 있고, 주소지인 통영에는 2000만원 임차보증금이 걸려있으며, 무소속 서필언 통영시장 후보도 서울 강남구에 16억3900만원 정도의 아파트가 있고 주소지인 통영에는 5000만원 전세보증금이 있다.

민주당 황인성 사천시장 후보는 경기 수원시에 배우자 명의로 된 5억5900만원 상당의 아파트가, 국민의힘 홍태용 김해시장 후보는 부산 동래구에 본인 명의 6억3100만원 상당의 아파트가, 무소속 김충규 의령군수 후보는 부산 연제구에 6억4000만원 정도의 아파트가 각각 있다.

무소속 오태완 의령군수 후보와 무소속 하승철 하동군수 후보는 모두 창원 성산구에 각각 2억8900만원 상당의 아파트가 있었다.

무소속 한정우 창녕군수 후보는 주소지인 ‘창녕군 창녕읍 조산서재골로’에 배우자 명의의 2000만원짜리 전세와 서울 마포구에 아들 명의로 6억5000만원짜리 전세가 있었지만 군내 자산은 없었다.

한편 국회의원 피선거권에는 현행법상 등록주소지 제한이 없지만 창원의창 보궐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 역시 창원시 의창구로 주소지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민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영선 후보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와 영등포로에 각각 본인 명의의 오피스텔과 상가 등 21억원 상당의 건물이 있었지만 도내에는 따로 자산이 없었고, 민주당 김지수 후보는 성산구 아파트를 보유했는데, 원래 의창구였던 아파트 주소지가 최근 창원시 게리맨더링 작업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 입구 계단에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투표로 밝히는 동네’라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창원시 의창구 창원역 입구 계단에 오는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투표로 밝히는 동네’라는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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