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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경유 2000원대… 언제쯤 떨어질까

17일 도내ℓ당 평균 1950원대 안팎

일부 주유소는 2000원대 ‘훌쩍’

기사입력 : 2022-05-17 21:31:43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이 가파르다. 통상적으로 휘발유와 비교해 L당 200원가량 저렴하던 경윳값 역전 현상도 지속돼 국내 경유 가격이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975.54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 1962.54원보다 더 높았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일부 지역 주유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모두 2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설 만큼 급등한 가운데 17일 창원의 한 주유소에 경유가 리터당 2223원에 판매되고 있다./성승건 기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설 만큼 급등한 가운데 17일 창원의 한 주유소에 경유가 리터당 2223원에 판매되고 있다./성승건 기자/

경남 역시 연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오후 3시 기준 경남지역 경유 평균 가격이 L당 1962.68원으로 전날 대비 4.46원이 올랐다. 휘발유 역시 1947.19원으로 3.49원이 상승했다. 도내 경유 최고가 2499원, 휘발유 최고가 2399원으로 2000원을 훌쩍 넘겼다.

기름값 상승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경유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이 상당수 막혔기 때문이다. 특히 경유차량이 많은 유럽에서 다른 나라로 공급처를 찾으면서 국제 글로벌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 석유제품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경유가격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 후 정제해 경유를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외국 공급난과 재고 부족이 국내 경유가격 인상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 경유 가격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판매 가격에 맞춘 ‘연동제’로 결정된다. 해외에서 비싸게 팔리는 경유를 국내에서 마음대로 싸게 팔 수 없는 원인이다.

정부가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은 사흘간 소폭 내렸다가 지난 4일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됐다. 현재 경유 가격은 작년 동기 1334.5원보다 L당 600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도내 주유업계 관계자는 “직영주유소와 달리 자영주유소들은 유류세 추가 인하 전 공급받은 재고를 모두 소진 후 가격인하를 결정하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분이 소비자들에게 체감상 느껴지기까지 대략 1~2주 걸린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 등이 다시 상승하고 있어 이것을 감안하면 유류세 인하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유가격이 급등하면서 곳곳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화물차, 건설장비, 택배차량, 농기계, 어선 등 주로 서민들이 먹고사는 생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경유 1L로 3㎞를 달릴 수 있는 화물차 연비로 계산 땐 서울-부산 편도 기름값이 지난해보다 10만원이 더 든다.

정부는 화물업계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의 기준가격을 다음 달부터 기존의 L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인하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기한도 당초 7월 말에서 9월말까지로 연장했다.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은 기준가격을 초과하는 금액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경유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상승하는 데다 코로나 대유행 후 처음 돌아오는 여름휴가 기간에 교통수단의 연료 수요가 국내외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달 내 경유 가격 꺾임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봉쇄 장기화,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이란·베네수엘라 국제 원유 공급 재개 여부 등에 따라 하반기 국제유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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