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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가야고분서 ‘복숭아씨’ 무더기 출토

대성동고분군 항아리서 340여점

단일고분 최다… 귀신 쫓는 의미

기사입력 : 2022-05-18 21:10:15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단일 고분 최대 수량의 복숭아씨가 출토됐다.

대성동고분박물관은 문화재청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의 하나인 ‘가야유적 발굴유물 학술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복숭아씨는 2001년 조사된 대성동고분군(금관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 41호 덧널무덤 내 높이 51cm 정도의 큰 항아리 안에서 출토됐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4세기대로 추정되며 복숭아씨와 함께 오이속 종자, 돔뼈 등이 출토돼 여름에 장례를 치른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유기물 분석 결과 다양한 크기의 재배 복숭아가 과실 상태로 부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4세기대 고분에서 복숭아를 과실 상태로 부장하는 풍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성동고분군 항아리에서 출토된 복숭아씨./대성동고분박물관/
대성동고분군 항아리에서 출토된 복숭아씨./대성동고분박물관/

무덤 안에 복숭아를 부장하는 풍습은 채협총, 정백동 19호분 등 중국 한문화의 영향을 받은 낙랑 무덤에서 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고령 지산동고분군, 창녕 송현동고분군 등 5세기대 고분군에서 15점 미만의 소량으로 출토된 예가 있다. 따라서 이 보다 앞선 4세기대 고분에서 복숭아를 과실 상태로 부장하는 풍습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며 340여 점이 출토돼 출토량 면에서 압도적이다.

복숭아 부장 풍습은 중국 한나라의 식생활과 음식물 부장 풍습이 유입된 결과로 금관가야 목곽묘 문화 기원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국내에서 복숭아씨가 주로 출토되는 것은 생활유적과 우물, 집수정, 구하도 등으로 청동기시대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복숭아가 지닌 의례적·벽사적(귀신을 물리침) 기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구 기자 jg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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