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폐암 70% 흡연이 원인… 금연이 예방 첫걸음

가래·객혈 등 증상 땐 이미 암 진행된 상태

흡연자,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 10배 넘어

기사입력 : 2022-05-23 08:00:02

2021년 12월에 발표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의 발생률은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2위, 남성에서는 1위, 여성에서는 5위로 매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이에 반해 폐암의 5년 생존율(완치율)은 34.7%로 갑상선암(100%), 전립선암(94.4%), 유방암(93.6%)의 높은 생존율에 비해 췌장암(13.9%),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5%)에 이어 하위 3위로 낮은 생존율을 보인다. 이번 시간에는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암센터 박경태 센터장과 함께 폐암에 대해 알아본다.

폐암이란, 폐에 생긴 악성종양을 말한다. 폐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폐암의 종류는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非小細胞)폐암과 소세포(小細胞)폐암으로 구분한다.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인데, 이것은 다시 선암(샘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그 나머지인 소세포폐암은 전반적으로 악성도가 높아서, 발견 당시에 이미 림프관 또는 혈관을 통하여 다른 장기나 반대편 폐, 종격동(縱隔洞, 양쪽 폐 사이의 공간으로 심장, 기관, 식도, 대동맥 등이 위치함)으로 전이된 수가 많다.


폐암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수가 많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피 섞인 가래나 객혈, 호흡곤란, 흉부 통증, 쉰 목소리, 상(上)대정맥증후군(신체 상반부 정맥들의 피를 모아 심장으로 보내는 상대정맥이 막혀서 생기는 여러 증상), 뼈의 통증과 골절, 뇌 전이가 동반된 경우에는 두통, 오심, 구토가 있을 수 있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이다. 폐암 발생의 약 70%가 흡연과 연관되어 있으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흡연 외의 위험요인을 살펴보면, 간접흡연, 석면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10~35년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동위원소 역시 폐암의 원인이 되는데, 최근 문제가 된 라돈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디젤 연소물, 대기오염 먼지 중에는 중금속 등 발암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장기간 다량의 노출이 있는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세먼지 역시 1급 발암 물질로 폐암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폐섬유화증 등 폐질환을 가진 경우도 폐암의 발병과 연관되며,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즉 유전적 요인도 폐암 발생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보일 때는 흉부 단순 X-선 촬영이나 전산화단층촬영(CT)을 통하여 폐암의 가능성을 영상학적으로 확인하며, 객담검사, 기관지내시경검사,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경피적 미세침흡인세포검사(세침생검술) 등으로 조직학적 확진을 시행하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전신 골 스캔,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폐암의 진행 정도(병기)를 판단한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5~80%가 처음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전이를 동반한다. 림프관이나 혈관을 통해 주변의 림프절, 뼈, 뇌, 간, 부신, 반대편 폐 등의 장기로 전이된다. 비소세포폐암은 1~4기까지 병기를 정하며, 암의 크기, 림프절 전이 여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로 병기가 결정된다. 한편,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조기에 전이가 잘 일어나는 소세포폐암은 제한병기와 확장병기로 나누어진다. 폐암의 병기를 나누는 이유는 병기에 따라 예후가 다르며, 치료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폐암의 치료 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는데 병기에 따라, 그리고 환자 개개인의 전신 상태와 치료 적응도에 따라 치료법의 선택과 조합이 달라진다. 그리고 최근에는 병기뿐만 아니라 폐암세포의 분자생물학적, 유전학적 특성을 파악하여 이에 맞추어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까지 치료에 사용되어 좋은 치료성적이 보고된다.

비소세포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조기에 발견한다면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1, 2기와 3A기 일부에서는 수술을 통하여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항암제치료와 방사선치료 시행 후에 수술하기도 하고, 수술 후 보조적 항암제치료를 하기도 한다. 3A기 중에 수술하지 못하는 일부 경우는 항암제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용한다. 3B기부터는 수술은 어려우며, 항암제·방사선 병용요법, 또는 항암제·방사선 병용요법 시행 후 항암제치료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4기는 항암제치료,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행한다.

소세포암은 제한병기, 확장병기로 나누어지며 비세포암과는 다르게 항암제치료가 치료의 원칙이다. 병기에 따라 치료법을 살펴보면 제한 병기에는 항암제·방사선 병용요법을 사용하고 확장 병기에는 항암제치료만 시행한다. 그리고 항암제치료 및 방사선치료로 폐암이 소실된 경우에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적 뇌 방사선치료를 한다.

폐암은 암 발생률은 높은 데 반해 5년 생존율은 매우 낮은 암으로 한번 걸리면 생존에 매우 치명적이다. 따라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며, 폐암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은 금연이다. 폐암은 흡연량과 흡연 기간에 비례해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담배를 끊은 이후 최대 20년까지는 폐암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 기간 중의 흡연은 치료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환경적, 직업적 요인들을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필요하며, 영양 섭취를 균형 있게 하여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일 또한 중요하다.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암센터 박경태 센터장은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완치의 기회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권한다. 2019년 7월부터 폐암이 국가암검진에 포함이 되어 저선량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하는 만큼 만 54세에서 74세의 남녀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인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는 1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폐암의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흉부외과), 방사선치료(방사선종양학과), 그리고 항암제 치료,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치료(혈액종양내과)를 각각 담당하는 폐암 전문가들이 협진하는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 폐암 환자 개개인에 가장 최적화된 공인된, 표준치료를 시행하여 폐암의 완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폐암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도움말=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암센터 박경태 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규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