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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 최우선 과제는 고공 행진하는 물가 잡기

기사입력 : 2022-05-24 20:46:08

장보기가 무섭다는 얘기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석유류부터 생필품까지 오르지 않는 게 없다는 하소연들이 쏟아진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는 향후 전망까지 어둡게 한다. 소비자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 1년 간 소비자들이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물가인식’도 한 달 새 0.2%p 오른 3.4%에 달한다. 지난 2013년 1월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전년 동기 대비 4.8%를 나타냈다. 특히 경남은 지난 2008년 10월 5.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5.1%에 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국내 전기요금 인상과 수요 회복,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연쇄적으로 맞물리면서 물가상승 압박이 가중되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 추세가 언제 꺾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가상승기대심리까지 오르고 있으니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올릴 개연성도 높다. 기준 금리가 상향 조정될 경우 중소업계를 중심으로 한계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들도 가세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받은 서민들의 고통이 심화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새로 출범한 정부가 물가 안정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이유들은 앞서 언급한 지수에서 잘 설명한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현재 생활형편이나 향후 경기전망, 생활형편 전망, 가계수입 전망들이 모두 비관과 낙관의 판단 임계점인 100을 밑도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지속 상승할 경우 가계나 기업의 살림살이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거시적 물가안정시책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경제주체들도 미시적 물가안정을 위해 합심할 때다. 지역 내 남창원농협과 하나로마트 창원점 등 유통업체들이 물가 안정에 다소나마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농축산물 파격 할인판매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이런 류의 행사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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