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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에서 미래교육 지평 연다] (4·끝) 경남이 한국형 교육데이터 세트 주도한다

아이톡톡 ‘미래교육 데이터 구축’ 이끈다

기사입력 : 2022-05-25 08:01:48

미래 사회의 핵심 기술은 데이터 기반의 초지능 초연결 기술이다. 즉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기술의 성과가 갈린다. 데이터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교육계 또한 이런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 교육 데이터 구축은 필수이다.

경남도교육청의 미래 교육지원 플랫폼 아이톡톡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해 103개의 교육 데이터 세트 그룹을 개발하고 구축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공교육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한국의 교육 데이터 구축에도 시사점을 남기며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톡톡

◇한국형 교육 데이터 세트 선도= 교육 정보화 서비스는 교육부뿐만 아니라 각 시도 교육청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e러닝 등 교육부 주도로 개발돼 현재 운영 중인 교육 정보화 서비스만 24종이 넘는다. 현재 교육부 주도의 교육 정보화 서비스와 시도교육청 주도의 교육 정보화 서비스는 혼재된 상황이다. 시도교육청 주관 서비스가 각각 지역 요구에 따른 특화된 기능을 담고 있다면, 교육부 주도 서비스는 공공교육지원을 위한 기본 기능을 담고 있다.

각 서비스가 필요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문제는 모두 데이터 수집과 분석 체계를 근간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비스는 많지만 유의미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제한돼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수 있는 수집된 데이터 집합체, 이른바 데이터 세트 구축의 중요도는 데이터 기반 사회의 성장에 중요한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교육의 성패는 교육 데이터 세트를 얼마나 구축하느냐이다.

따라서 미래 교육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기능으로만 본다면 각 기관의 교육지원 기능에 대한 소모적인 재생산과 추가 개발보다는 공공의 기본 기능 위에 지역의 특화기능을 제공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경남교육청은 지능형 학습 지원을 위해 2018년부터 미래 교육지원 플랫폼 구축계획을 수립했고, 빅데이터·AI 플랫폼 ‘아이톡톡’을 개발해 교육 데이터 사이언스 체제를 한국에서 처음 구축했다. 미래 사회 핵심 요소인 데이터 기반의 교육지원 시스템은 초지능·초연결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공교육에서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교육 빅데이터 또는 데이터 세트 구축의 유의미한 성과나 표준으로 도입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교육 데이터 사이언스 체제는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처리하여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해 체계화한 것이다. 경남교육청의 이러한 교육 데이터 사이언스 체제는 최초 시도이면서도 지역 데이터 기반의 맞춤 데이터 세트이자 교육 분야 데이터 체계의 표준 정립이라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경남교육청 미래교육국 창의인재과 정인수 장학관은 “한국형 교육 데이터 세트의 구축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대상이다”며 “각 기관의 사업 중복은 우려와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먼저 시도하고 연구하는 시도교육청의 성과를 바탕으로 무한히 연구하고 협력해야 하는 중장기 과제이다”고 말했다.

공교육 최초 교육분야 데이터 정립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로
103개 교육 데이터 세트 개발 구축

서울·제주 등 교육청과 업무협약
독자개발 아이톡톡 성과 공유 통해
시도별 맞춤 데이터 수집·분석
한국 교육데이터 구축 전환점 기대

◇타시도교육청과 협업 확대= 그동안 공교육에서 교육 빅데이터나 데이터 세트 구축의 성과가 전무한 상황에서 아이톡톡은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경남교육청의 AI(인공지능)·빅데이터에 기반한 ‘아이톡톡’에 대해서 타 시도교육청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며 문의가 이어지는 이유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2월 서울교육청과 ‘한국형 교육 데이터 세트’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 개발 업무 협약을 맺은 데 이어 3월에는 통합 전담반(TF)을 발족하고 실무회의를 가졌다. 이 같은 공동개발은 경남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미래 교육지원 플랫폼 아이톡톡의 성과를 나누는 것이기도 하다. 두 교육청이 함께 교육 데이터를 연구·개발해 공유하는 것은 전국 최초 사례로 타 시도교육청의 교육 데이터 개발 참여에 대한 물꼬를 트는 계기도 됐다.

경남교육청은 이어 4월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한국형 교육 데이터 세트 공동 연구 개발’을 주제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현재 실무협력은 진행 중이다. 서울·제주 교육청과 업무 협약의 주요 내용은 아이톡톡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연구하고 더불어 수업 혁신을 위한 다양한 인공지능 적용 모델을 연구해 새로운 영역의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것이다.

경남교육청 입장에서도 이 같은 데이터 세트 구축에 대한 협력은 충분조건이라기보다 필요 조건이다. 경남교육청이 구축한 데이터 세트는 도내 학생으로 한정돼 있어 한국형 데이터로서 표준 구축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또 보다 폭넓고 심도 깊은 머신 러닝, 딥 러닝 등의 기술 구현을 위해서도 교육 데이터 확장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이톡톡이 이러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2020년 9월부터 시작된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경남교육청에서는 2021년 개발 1년 차에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체계화하고 수집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그동안 우후죽순 생겨난 다양한 교육지원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데이터와는 종류와 정의가 달랐기 때문에 경남교육은 교육데이터의 글로벌 표준에 따른 데이터 정의를 기반으로 수집 체계를 만들어왔다. 경남교육청은 글로벌 표준을 준수하되, 국내 공교육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과 성취기준을 기초로 새로운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해 수집과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지엽적으로 쓰이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아닌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의 개발 기초자료, 즉 데이터 세트로 형태를 갖추었다.

데이터수집이 가능한 아이톡톡의 교육지원 기능을 시도별로 사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게 되면 기본 알고리즘 고도화와 더불어 지역별로 추가 개발하고자 하는 세부 기능의 고도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말 그대로 데이터 세트가 데이터댐(데이터 집합 시스템)으로 이어져 공공재로써 활용하고, 시도별 인공지능 개발의 재료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 교육력을 키우는 데이터 세트와 인공지능 기능 개발 성과는 아직 개발 기획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 구축 사업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중앙 제어 방식의 새로운 플랫폼 구축보다 지역별로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성과 공유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교육 체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인수 장학관은 “정부에서도 추진 중인 데이터댐은 작은 물줄기인 데이터 세트를 모아 거대한 댐으로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비전이다”며 “경남교육청이 시도교육청 간의 업무협약을 통해 구축하는 데이터 세트가 그 수원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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