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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원 청년농업인 ‘청년iN 팜’] ⑦ 기담농장 이동균 대표

육상 허들 넘듯 영농 난관 넘고 ‘우승’ 일구는 청년농부

중학생 시절 110m 허들 ‘경남대표’

기사입력 : 2022-05-29 21:21:53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유등리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기담농장 이동균(36) 대표는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채소학과를 졸업한 후 전업농이 됐다. 그러나 그에게 특별한 이력이 있다. 농업 전문대학에 입학하기 전 이동균씨는 육상선수였다. 2002년 중학생 시절 경남도와 창원시를 대표하는 110m 허들 선수였고, 경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허들 선수로 활약하며 그동안 육상밖에 몰랐던 이 대표는 부상을 당하면서 과감히 운동선수의 길을 접었다. 그리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졸업한 즈음 미래 농업분야 발전 가능성을 본 아버지가 농업 전문대학교 입학을 권하면서 농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기담농장 이동균 대표./창원시/
기담농장 이동균 대표./창원시/

운동 외에는 문외한이었지만 대학 3년 동안 이론뿐만 아니라 국내는 물론 호주 실습 농장에 견학을 다니면서 품목별로 경험을 쌓아나갔고, 그에 비례해 농업의 매력을 알고 빠지게 됐다.

이 대표는 “대학 2학년 때 호주에 다녀오면서 이 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009년 졸업하고도 모르니까 창원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서 전문가를 소개 받아 멜론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동균 대표는 올해로 영농경력 14년차를 맞는다. 600평의 시설 하우스에 멜론을 키우고 있고, 별도로 노지 4000평에 깨와 콩을 생산한다. 그는 1인 농부다. 수확기에는 어머님의 도움을 받지만 평소에는 혼자서 모든 농사를 짓는다. 그는 “규모를 늘리려면 인력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과 소량 고품질 생산 중 고민하다 고품질을 택했다”고 말했다.

멜론은 3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약 100일간 재배한다.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보름 동안 수확기에는 매일 철저한 선별을 통해 고품질 멜론을 서울 마르쉐 장터 등 오프라인 직거래를 통해 판매해 연간 7000만원의 순소득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쉬울 리가 없다. 영농 기술은 물론 자금 등 영농 기반이 없었기에 정착까지 난관이 많았다. 집안에 농사짓는 이들이 없었기에 빚을 내서 600평의 땅을 사들이고 시설하우스를 지은 게 시작이었다. 농촌에 처음 들어왔을 때 텃세도 만만치 않았고 주민들과 융화하는 게 큰 숙제였다.

우선 영농기술은 창원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배워나갔고, 일본 등 선진지 견학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해나갔다. 창원시 청년농업인연합회 회원과 국립한국농수산대학 동문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지역 농업인들과의 교류에도 공을 들였다.

이동균 대표는 앞으로 “당근, 잠두콩 등 다양한 품목 재배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멜론 재배기술과 소비트렌드에 맞춰서 영농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성공적인 멜론 농부로 성장하고 싶다”며 “그래도 멜론은 소량 고품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소소하게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이 대표는 후배 청년농업인에게 “처음부터 배 부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재배는 뭐든지 어렵지 않다. 상품을 만드는 게 어렵다”며 신중히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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