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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나쁜 자세가 만드는 척추협착증

김홍윤 (한의학박사·창원 바른몸한의원장)

기사입력 : 2022-06-20 08:03:40

햇살이 싱그럽게 내려쬐는 일요일 아침 할머니들이 산책을 나오셨다. 구부정하게 굽은 허리에 걸음도 느리다.

할머니, 할아버지 중에서는 유독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걷거나, 자리에서 일어날 때 허리를 짚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노년층에 흔히 발생하는 허리통증 때문이다.

요통은 허리를 숙이면 조금이나마 통증이 완화되기 때문에 허리를 숙여 걷게 되는 것이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게 하는 요통의 원인은 대개 ‘척추관협착증’에 의해 나타나곤 한다.

척추관이란 척추 가운데 관 모양의 속이 빈 곳으로, 아래위 척추에 의해 추간공(椎間孔)이 생기며, 가운데 관 속은 뇌로부터 팔다리까지 신경(척수)이 지나가는 통로가 된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어떤 원인으로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또는 추간 공이 좁아져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고령의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가 노화 과정을 거쳐 앞쪽에서는 퇴행성 변화를 일으킨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게 된다. 뒤쪽에서는 신경을 싸고 있는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역시 신경을 누르게 된다. 또한 척추관의 후방에 위치하는 후관절이 비대해지고, 척추뼈의 마찰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온 뼈(골극)에 의해 척추 신경이 눌리게 되어 버린다.

60대 이후 노년층에서 다발하나 50대에 협착증이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 평상시 다리를 꼬고 앉거나 비스듬하게 기대어 앉는 등 올바르지 못한 자세가 습관이 되어 퇴행성 변화가 보다 빠르게 찾아와 발생하게 된다.

협착증 진단을 받고 고생하던 중 본 한의원에 내원한 구모(55)씨는 허리가 구부정하고 오른쪽 엉덩이가 우리하게 아프고 걸을 때 우측 다리 장단지가 아픈 증상을 호소했다. 비수술 치료를 원해 자세히 진찰한 결과 잘못된 자세 습관이 문제였다. 비틀어진 자세로 인한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내렸다.

환자는 한방 비수술 요법을 택했고, 약 12주간의 치료로 바른 자세와 함께 허리 통증이 완쾌돼 매우 만족해 했다,

척추관협착증 증상은 허리, 엉덩이 부위가 뻐근하고 아프다. 양쪽 다리가 저리고 쑤신다. 밤에 잘 때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걷다 보면 다리에 통증이 생겨 쉬게 된다. 앉아있을 때는 통증이 호전된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아프고, 앞으로 굽히면 아프지 않다. 걸으면 다리가 남의 살 같고 힘이 없다. 종아리나 발바닥에 통증이 있다. 다리 근육이 가늘어지고 힘이 약해진다.

한방에서는 치료를 위해 특히 추나요법, 한약, 약침을 많이 사용한다. 뼈와 뼈 사이를 늘려주는 추나요법으로 척추관을 넓혀주고, 한약으로 굳어진 근육과 인대의 경혈을 풀어 퇴행된 뼈와 신경의 재생을 돕는다. 또 약침으로 염증 물질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협착증은 고령의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와 결과를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퇴행성 질환은 평상시의 생활 습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거나 하는 등의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척추를 바른 자세로 하여 생활하도록 해야 한다. 퇴행성으로 굳어진 척추에 유연성을 주기 위해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흙길을 걷는 것도 좋다.

김홍윤 (한의학박사·창원 바른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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