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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출되는 빗물 소중한 수자원으로- 이택순(창원대학교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2-06-22 20:02:24

우리나라는 국제인구행동 연구소(PAI)가 조사 분류한 바에 의하면 케냐,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물 부족(압박)국가에 속한다. 또한, 국토의 약 65%가 산악지형으로 하천경사가 급해 빗물을 일시에 하천으로 유출시켜 홍수의 위험성을 크게 하고, 갈수기에는 유출량이 적어 하천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 등 수자원의 이용 면에서 불리한 자연조건을 안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빗물이다. 지구상의 모든 물의 근원은 빗물이기 때문이다. 빗물을 버려야 하는 물이 아닌 이용 가능한 수원으로 인식해 빗물관리 기술을 도입해 빗물의 유용성과 필요성에 관한 새로운 기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빗물관리시설은 크게 빗물침투시설과 빗물저류시설로 분류할 수 있다. 빗물침투시설은 침투통, 침투측구, 침투트렌치, 투수성 포장, 투수성 보도블럭 등이 있고 빗물저류시설은 운동장저류, 공원저류, 주차장저류, 건축물저류, 쇄석공극저류, 습지 등 자연형 저류시설 외에도 홍수 방제를 위한 도심지의 지하 전용저류조 등이 있다.

최근에는 빗물이용시설로 기존 댐 등이 아닌 분산형 빗물이용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분산형 빗물이용시설은 건축물 단위(지하 또는 옥상)로 빗물저류시설을 설치해 모은 빗물을 이용하거나 홍수가 지난 후에 하천 등으로 방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내리는 빗물을 집수해 직접 이용하고자 할 경우 모든 빗물의 수질이 일상생활에 이용 가능할 정도로 깨끗한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대부분 설치돼 있는 빗물이용시설들은 집수된 빗물을 전 처리하거나 일정 용량의 초기 우수를 배제하고 집수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빗물이용시설을 한가지 소개하면 모 대학과 기업 공동으로 빗물에 대한 수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불식시키기 위해 ‘태양광 기반 자동빗물집수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비가 올 경우에는 일정 시간과 일정 유량이 초과하면 평소 닫혀있던 집수면 덮개가 열려서 깨끗한 빗물을 집수하고, 비가 오지 않을 경우에는 덮개가 닫히고 집수면 덮개에 설치된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형태로 전자동으로 작동된다. 그러나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신축 건물에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개선과 다양한 선진 기술 정보 공유를 위해 ‘낙동강수계 통합물관리 연구네트워크’라는 전문가 네트워크가 낙동강유역환경청 지원 아래 경남녹색환경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강원·경북·대구·부산·울산의 지역 센터와 함께 구축돼 있다.

앞으로 기상이변이 심화되고 물 부족과 에너지 고갈이 더욱 심각해진다면 ‘태양광 기반 자동빗물집수장치’도 국가기관 등의 보조금 사업으로 활기를 띨 수도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택순(창원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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