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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네 바퀴 뛰어다닌 4년… ‘운동화 시장’ 별명 자랑스러워”

[인터뷰] 27일 퇴임하는 허성무 창원시장

7~8켤레 바꿔 신으며 동분서주

기사입력 : 2022-06-23 21:15:12

허성무 창원시장이 오는 27일 지난 4년간의 활동을 끝내고 퇴임한다. ‘운동화 시장’으로 불리며 스스로도 그 별명을 자랑스러워하는 허 시장은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4년을 뒤로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난다.

허 시장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23년 동안 보수 후보가 독차지한 창원시장에 더불어 민주당 당적으로 처음 당선되는 기록을 남겼다. 현안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때로는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창원 발전을 위해 매진한 그는 다음을 기약했다.

23일 만난 허 시장은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을 이야기 했다. 그는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이라 보고 즐겁게 헤어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멀리 가지 않고 여기(창원)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퇴임을 앞둔 허 시장에게 소회와 계획을 들었다.

오는 27일 퇴임하는 허성무 창원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창원시/
오는 27일 퇴임하는 허성무 창원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창원시/

-2년 뒤엔 총선, 4년 뒤엔 다시 지선이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자연스럽게 정치 일정 따라서 가지 않겠나 보고 있다. 2년 뒤의 일을 어찌 알겠나. 고민하고 있다. 시장이 꼭 해 보고 싶었던 일이었고 4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부족한 점도 많았고, 그 이후에 주어지는 건 하늘의 뜻이라 본다. 평생을 창원에서 살았고 결혼해서는 지금도 성산구에 살고 있다. 저는 은퇴를 안 한다. 은퇴할 나이도 아니고 일단 한 달은 쉴 계획이다. 선거를 계속 치르면서 결혼 10주년, 20주년을 챙기지 못했는데 차를 타고 국내에 가보지 못한 곳을 다녀볼 생각이다. 건강검진도 예약했다.

-4년 시정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독립기념관 민주주의 전당, 창원산업박물관, 진해문화복합시설 등 중앙정부 승인과 설계 등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데 완성하지 못해 아쉽다. 북면 최윤덕 도서관은 협의를 통해 시기를 앞당겼고 잘 만들어졌다. 진짜 아쉬운 점은 코로나다. 마스크를 써서 직원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국내, 국외 출장 다닌 거리를 계산해보니 지구 네 바퀴를 돌았다. 코로나 아니었으면 훨씬 많이 다녔을 것이다.

-보람 있었던 일은.

△모든 일이 다 보람 있었다. 여기 창원에 평생을 살았고, 해결해야 할 일들을 찾아서 풀어나갔다. 오래된 민원, 예를 들면 소멸어업인, 서항친수지구 개방 등이다. 인수위가 진해산업연구단지를 갔다고 들었는데 빨리 잘 만들어지길 바란다. 운동화 7~8켤레를 바꿔가며 신었다. 두 켤레는 뒤축이 너무 닳아버렸다. 특례시를 하면서 특례권한 확보에 노력했다. 재정이 중요하다. (정부 예산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더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 시 재정규모를 늘려야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이 망하는 길로만 갔는데 쇄신해야 한다. 180석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선 과정에 화합하지 못했다. 졌으면 반성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반성과 성찰이 부족하다. 우리가 잘 해서 최선이 되어 선택을 받도록 해야지, 다른 당이 못 되서 선택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목소리 낼 기회가 있으면 낼 생각이다.

-8기 시정에 대한 바람은.

△창원은 엔진의 도시다. 누리호의 엔진도 자동차의 엔진도, 선박의 엔진도. 모든 모빌리티 엔진이 창원에서 만들어졌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도 그렇고 창원시가 지원 역할을 잘해야 기업들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시장을 해 보면 수많은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걸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광역시가 되든지, 특례권한을 더 가지든지. 창원시는 세 개 시를 합친 데 따른 불편함이 있고, 큰 도시다 보니 머리를 짜내야 한다. 공약에서도 큰 차이가 없고 수소와 원전 등 시정의 큰 변화는 없지 싶다. 인수위 기간이 긴데 충분히 파악하셨을 것이고, 공직 경험도 많으시니 잘 하실 것이다.

허성무 시장은 1963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에서 태어났고, 마산중앙고와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당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창원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 당선 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원제도혁신비서관을, 2012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2004년 창원시장 재선거, 2014년 지방선거 창원시장에 나섰다가 낙선했지만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창원시장에 당선됐다. 올해 6·1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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