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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청년들 ‘이주여성 목소리’ 담은 책 만든다

기사입력 : 2022-06-29 21:23:11

꿈꾸는산호 작은도서관과
경남대 학생 등 발간 작업
1대 1로 문화·고민 등 소통
직접 글 써 10월 출판 목표
“청년과 이주민 공감대 형성
이질감 없애고 행복 주고파”


“다문화가족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주 여성을 단순히 불쌍한 존재로만 보는 편견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창원의 청년들이 이주 여성들의 삶을 다룬 책 발간 작업에 나서 지역 사회에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창원시에서 2단계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5대 목표 중 여성의 지역사회 활동 역량강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꿈꾸는산호 작은도서관이 2022년 창원시 양성평등기금사업을 지원받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그동안 소외된 이주 여성의 삶과 목소리를 청년들이 직접 듣고 글을 써 10월 책 출판을 목표로 한다.

창원 꿈꾸는산호 작은도서관에서 경남대 청년들과 이주여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창원 꿈꾸는산호 작은도서관에서 경남대 청년들과 이주여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

윤은주 꿈꾸는산호 작은도서관 관장이 대표를 맡고, 경남대 학생들과 이주 여성 총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윤 관장은 “오랫동안 이주민 관련 활동을 하면서 역량 있는 이주 여성들이 소외당하고 희망을 잃은 채 사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키우면 중요한 인재가 될 수 있는데 아쉬웠다”라며 “미래세대인 청년들과 이주민들 사이 공감대를 형성해 그동안의 이질감을 없애고 ‘사회적 행복’을 만들어주고 싶다. 한국에 와서 주인공이 되어 본 적 없는 그들을 주목해주고 맞장구쳐주며 고민을 들어주면 우리 사회의 어엿한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청년들과 이주민 여성들은 비슷한 성향별 1대 1로 한 팀이 이뤄진다. 이들이 수시로 소통해 서로의 고민, 육아 문제,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거친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박안나(42·여)씨는 “힘들게 살고 있지만 다른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들을 남이 잘 몰라줬는데 청년들이 관심을 주고 공감을 해줘 뿌듯하다. 또 나의 이야기가 책으로 남겨진다니 기대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청년이 기록하는 우리 지역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족 이야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년이 기록하는 우리 지역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족 이야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경남대 간호학과생 문예은(23·여)씨는 “얼마 전 다문화가족 지정 병원으로 실습을 나갔다가 외국인 어머니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안 돼 다문화 가족, 이주 여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는 것을 느꼈다”며 “이주 여성의 이야기를 써가면서 그들에 대해 알아 가고 있고, 앞으로 간호사가 돼 이주 여성을 만나면 실습 때와는 다르게 잘 대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한편, 창원시에 현재 23개의 단체가 양성평등 기금사업을 통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마산지역 여고생들이 김명시 장군을 다룬 그림책을 만들어 지역 사회에 큰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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