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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외국인 구분 않고 잇따라 드러난 마약범죄

기사입력 : 2022-07-03 20:26:12

창원의 한 베트남인 전용 노래방에서 베트남인 33명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됐다. 도내서 마약류 약물(향정신성 의약품)을 오용하거나 SNS(누리소통망) 등을 통해 불법 판매한 청소년들이 대거 적발됐다는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외국인 마약범죄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시내에서 30여명의 외국인들이 한곳에 모여 마약 행각을 벌였다고 하니 이러다 경남 전역에 마약의 암운이 드리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번 범죄는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이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주말에 모여 상습적으로 마약을 한다는 제보를 입수해 경찰과 합동 단속한 것이라고 한다. 제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단속이니 실상에 비춰보면 빙산의 일각일 수 도 있다는 우려감을 더해준다. 2021년 외국인 마약류 사범이 71개국에서 2339명이 단속돼 2017년 대비 150.9%,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는 조사통계가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전용 노래방에서 이런 마약범죄가 발생한 것은 외국인 마약범죄가 갈수록 늘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 것이다. 이는 다시 외국인이 개입된 마약범죄가 내국인으로까지 확산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마약의 폐해는 이미 잘 알려져 굳이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지만 싹을 조기에 자르지 않을 경우 강한 의존성과 금단 증세로 인해 사회 전체가 마약 폐해권에 들어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외국인 마약 사범의 경우 내부 정보 등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니 단속이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중단된 국제 교류가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개입된 마약류 범죄도 더 다변화·다양화할 개연성이 있다. 당국이 국내 외국인 마약류 사범 증가 요인으로 ‘IT강국인 우리의 현실을 악용한 SNS상의 마약 거래 용이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암거래 가격’ 등을 꼽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런 우려는 증폭된다. 이번에 단속된 마약 혐의자들을 엄중하게 조사해 혹시 모를 암약 조직을 발본색원하고, 내·외국인 가리지 않는 마약범죄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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