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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정 정당 일색이라도 의회 기본은 견제와 협치

기사입력 : 2022-07-06 20:58:44

국민의힘이 도의회와 시군의회 의석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전반기 의장단 구성도 예상대로 이뤄지고 있다. 도의회는 김진부 의장과 1,2 부의장에 이어 실시된 7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석권했다. 상임위원장 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들만 단수 등록했으니 결과는 보나 마나 한 일이었다. 여기다 창원·양산을 제외한 많은 수의 시군의회가 국민의힘 의원들로 의장단을 꾸렸다.

도의회 의석 64석 중 60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해 사실상 독주체제를 이룬 상황에서 시군의회도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구조로 재편된 상황이니 이런 형태의 의장단 구성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겨우 4석만 확보해 원내 교섭단체도 구성할 수도 없는 지경으로까지 세가 밀리는 현실에서 의장단 구성에 관한 한 ‘특정 정당의 결정이 전체의 결론’일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한다.

관건은 이런 구도로 운영되는 의회가 남해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 모두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으로 이뤄진 집행부와 어떻게 관계 정립을 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굳이 세부적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한때 도와 도의회 간 밀월 관계가 형성돼 ‘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은 사례도 있다. 지금처럼 집행부와 의회 의장단이 특정 정당 일색으로 짜인 모습에서 ‘초록은 동색’ 이라는 다소 부정적 의미의 사자성어를 연상한다. 여기다 여당 중심으로 이뤄진 의회가 과연 열세에 몰린 야당과 어우러져 협치의 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진부 도의장이 취임 직후 “소통과 화합, 협치를 바탕으로 도민 만을 위한 의회 다운 의회, 도민 중심의 의회를 만들기 위해 동료 의원들과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했으니 일단 그 의지를 존중한다. 의회권력을 특정 정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현재의 의장단 체제에서 도의회 의장의 의지가 협치라는 이상적 행태로 승화할 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다양한 민의를 대의하는 의회의 기본정신은 그래도 ‘협치와 견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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