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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경남 항공우주산업 ‘퀀텀 점프’ 지혜 모으자- 옥주선(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

기사입력 : 2022-07-24 21:08:04

지난 19일 오후 3시 40분께,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한국형 전투기(KF-21) 보라매’의 육중한 몸체가 굉음과 함께 창공으로 힘차게 솟구쳐 올랐다. 약 33분간의 초도 비행을 성공리에 마친 ‘보라매’가 안정된 자세로 착륙해 활주로를 거쳐 출발지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기장으로 이동하는 자태는 그야말로 전장에서 승리한 뒤 복귀하는 ‘왕의 귀환’이 연상되는 장엄함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올해는 우리나라 항공우주 역사에 크게 기록할 만한 큰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성능검증 위성까지 순차적으로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독자적인 우주수송능력과 우주역량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 국내 최초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 발사도 8월3일 예정돼 있으며, 다목적 상용위성(아리랑) 6호와 차세대 중형 위성 2호도 올해 발사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우리 항공우주 기술이 성공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핵심기술과 부품의 국산화가 기반이 되어 연속성을 갖고 체계(완제기)개발과 양산이 이뤄지는 항공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항공우주 기술과 산업 발전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 전담 조직의 설립인데 그동안 항공우주 과학계와 산업계가 꾸준하게 요구한 결과 새정부 항공우주 분야 국정과제에 비로소 반영된 것이다. 거버넌스 강화, 우주산업 활성화, 독자 기술 역량 확보를 통한 ‘우주강국 도약 및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을 실천과제로 천명하면서 항공우주 기술을 일관성 있고 체계적으로 계획, 실행할 수 있도록 ‘항공우주청 설치’가 포함된 것이다.

새로 출범한 민선 8기의 박완수 도지사도 항공우주청 설치의 최우선 추진을 약속하면서 내달 도청 서부청사에 항공우주산업과 신설을 발표하고 항공우주청 설치 지원 TF를 출범시키는 등 국정과제 조기 실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항공우주 분야 국정과제가 경남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항공우주 국가로 육성하도록 정부로부터 소명을 부여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경남은 정부가 항공우주청 설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역이 해야 할 역할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하겠다. 먼저, 경남도민 모두의 성원을 담은 항공우주청 설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두 번째는 지역과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항공우주 도시를 만드는 큰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남해안 항공우주 벨트와 대전, 수도권이 횡과 종으로 연결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항공우주 클러스터가 되도록 계획해야 한다. 세 번째는 항공우주청과 연계되는 기관들이 동반 입주가 가능하도록 혁신도시에 버금가는 수준의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모든 입지 기반과 서비스가 공급자(지역)가 아닌 수요자(입주자) 관점에서 검토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끝으로 지역 내에서 인력수급의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교육, 문화, 주거, 교통 등 장기적인 인프라 체계도 함께 계획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항공우주 산업계는 코로나 극복과 함께 반세기 만에 최고로 소중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항공우주청 설치를 통한 거버넌스 강화로 경남 항공우주 클러스터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러스터로 발전하면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이 ‘퀀텀 점프(질적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옥주선(경남테크노파크 항공우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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