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겡남말 소꾸리] (210) 뿌수다(뿌사다), 뿌시레기(뽀시레이)

기사입력 : 2022-07-29 08:33:24

△서울 : 신문을 보니 과대 포장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더라.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배달과 택배가 늘어나면서 포장 폐기물도 많이 늘어났대.

▲경남 : 과대 포장 카모 까자가 지일 심하다 아이가. 까자는 짜달시리 안 들어 있는데 조우포장지캉 비니루 봉다리는 억수로 크더라 아이가. ‘까자’가 과자 뜻인 거는 알제?

△서울 : 까자 뜻은 알아. 그다지나 별로의 뜻인 짜달시리란 말 오랜만에 듣네. 네 말처럼 과자의 내용물을 꺼내 포장상자 안에 있는 종이함에 넣어 보니 반도 차지 않더래.

▲경남 : 상품이 뿌사지모 안 되지마는 그런 기 아이모 씰데없이 포장을 마이 하지 말아야제.

△서울 : ‘뿌사지모’가 무슨 말이야?

▲경남 : ‘부수다’로 겡남에서는 ‘뿌수다’, ‘뿌사다’라꼬 마이 칸다. 그라이 ‘뿌사지모’는 ‘부서지면’ 뜻인 기라. 오시겉이 더불 직에는 쪼맨한 얼음을 뿌사묵고 한다 아이가. ‘빠사다, 뽀사다, 뿌사다, 빠수다, 바수다, 뿌숙다’라꼬도 카고. 그라고 고치 겉은 거로 가리로 맨드는 ‘빻다’ 뜻도 있다. 요때는 앞에 말한 ‘빠수다, 빠사다, 뽀수다, 뽀사다’라꼬 마이 카는데, ‘밀로 이리 마이 빠사아 갖고 오데 씰라카노?’ 이래 카지.

△서울 : 밀을 빻으면 밀가루가 되잖아. 국수 만들려고 한 것 같은데. 얘기하다 보니 시원한 콩국수 생각이 나네. 그건 그렇고 요즘 농산물 같은 걸 포장하지 않고 무포장으로 판매하는 곳도 생겼더라. 포장용기의 크기를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지.

▲경남 : 니 말 맞다. 그라고 뿌수다, 뿌사다 이바구하다 보이 새앵킨긴데 까자 묵다 보모 부스러기가 생긴다 아이가. 그 부스러기로 겡남에서는 ‘뿌시레기’, ‘뽀시레이’라 마이 칸다. ‘뿌시레이, 뽀시레기, 뿌시리기, 뿌스리기, 뿌슬거지’라 카는 데도 있고.

△서울 : “뿌시레기, 뽀시레이, 뿌시레이”. 말들이 비슷해서 헷갈리지만 모두 귀엽게 느껴지네. 오늘도 내게 경남말을 가르쳐준 보답으로 점심은 시원한 콩국시 대접할게.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