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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또 다른 미래를 위한 버킷리스트- 이수석(대한물류기계 대표)

기사입력 : 2022-08-01 21:09:15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 시골집 정원에서 자라는 과수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커가는 계절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휴가, 방학이 아닐까 한다. 대학에 입학해서 맞이하는 두 번째 여름방학이 되고 보니 학생으로서 지내온 시간과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나는 많은 생각 끝에 만학도의 길을 가야겠다는 판단에 부산대 원예생명과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나는 어릴 때부터 식물들, 특히 과수들을 좋아했다. 언젠가 어른이 돼 돈을 벌게 된다면 과수원을 하나 구입해 과수를 실컷 먹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느덧 내 나이는 스무 살 대학생보다 2배가 훌쩍 넘었고, 과수원의 꿈은 이뤄졌지만 마음과 달리 과수를 심고 가꾸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부족한 지식과 기술을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열의는 높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해보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과 교수님들과 조교님들이 주말도 아낌없이 희생하시고 열심히 지도해 주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질 없이 준비된 화상수업으로 강의실에서 보여주실 수 있는 것 이상의 열정을 쏟아주셨기에 나뿐만 아니라 함께 공부하는 우리 직장인 학우들도 열심히 배움의 길을 함께 걸어올 수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항상 사업과 관련된 기계와 설비에 대해서만 공부하고 일을 했지만 입학 후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하다 보니 나 자신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히며 또 다른 모습으로 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자동화나 산업기계들을 접목해 스마트팜 사업으로 변화시켜 봐야겠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기존 사업의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분야로의 변화를 꿈꿀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로 세계 곡물 가격과 국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는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이는 먹거리 산업이 위협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더 이상 미래 먹거리 산업 발전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기업으로 이익을 내고 수혜를 입은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사회에 보탬이 되는 마음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농업에 조금 더 투자하고 개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또한 정부에서도 농촌에서 농업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게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일자리를 도시에서 찾는 것보다 특화된 작물을 잘 보존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수입 창출과 일자리 창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업에서도 다양한 농촌 현실에 적합한 농업 자동화 기계를 연구 생산함으로써 농업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나만의 과수원을 가지고 잘 익은 과수를 마음껏 먹어보리라 마음먹었던 40년 전의 어린 나는 만학도라는 새로운 길을 통해 농업과 농촌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농촌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또 다른 미래를 위한 버킷리스트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중년의 모습이 됐다.

지금 시골에 와서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앞으로의 5년 후, 10년 후의 또 다른 나의 미래를 위한 버킷리스트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또 다른 인생 2막을 통해 공부하고 농촌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 볼까 한다.

이수석(대한물류기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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