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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려하게 폐막한 4년 만의 거창국제연극제

기사입력 : 2022-08-07 20:46:44

국내 대표 야외 공연예술축제인 32회 거창 국제연극제가 6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15일간 수승대와 거창군 일원에서 ‘또 다른 세상, 꿈꾸는 열정’을 슬로건으로 미국, 그리스 팀 공식 초청공연을 비롯, 프랑스·우크라이나·불가리아·슬로바키아·아프리카 연합 프린지 공연 등 해외 8개 팀을 포함한 56개 팀이 모두 75회 공연을 펼친 무대예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경남도의 지역 대표 공연예술제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3억원의 도비 지원을 받아 4년 만에 올린 막을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뒤로 하고 내린 것이니 참가한 예술인들이나 관계 당국자들의 감회도 새롭고 깊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둘러싸고 수년간 지역 내 갈등이 이어지고, 연극제 상표권 이전을 두고 거창군과 거창 국제연극제 집행위가 지루한 소송전까지 벌이는 사태를 겪다 2017년에는 같은 시기에 각각 다른 장소에서 2개의 연극제가 열리는 촌극까지 연출했던 게 거창국제연극제다. 지난해에는 이런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3년 만에 정상 개막하는가 했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막판에 취소되면서 많은 관객들에게 진한 아쉬움을 남겼던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견줄 축제로 평가받는 거창국제연극제가 주목을 받는 것은 세계적 연극 경연이 국내에서 펼쳐진다는 외형 외에 야외에서 휴식과 예술을 함께 즐기는 새로운 ‘문화바캉스 향연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데 있다. 매 공연마다 입장권이 높은 예매율을 보이거나 조기 매진된 것은 이번 연극제의 수준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다. 여기다 거창 인구의 3배인 20만명이 여름휴가철을 맞아 거창을 중심으로 도내를 찾는 계기도 됐으니 그야말로 1석2조의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우수한 테마를 가진 문화바캉스 행사가 4년 만에 열린 것은 역으로 보면 상대적인 손실이지만 올해 대회가 화려하게 장식된 것만으로 그간의 손실은 충분히 해소됐으리라 본다. 내년에는 더 탄탄한 내실을 갖춘 연극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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