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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교육부 장관, 취임 34일 만에 사퇴

“만 5세 입학 개편안 논란 제 불찰”

尹 정부 출범 후 첫 국무위원 사임

기사입력 : 2022-08-08 21:19:14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등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했다.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부총리 사퇴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무위원 사임이다. 지난달 5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 34일 만이며,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힌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발표 열흘 만이다. 일각에서는 졸속 정책 추진으로 인한 경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논란이 계속 이어져 온 데다 박 부총리를 둘러싼 논란이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결정타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사퇴론에 힘이 실렸다. 지난 5일부터 두문불출하던 박 부총리는 사퇴설이 흘러나온 이날 내내 침묵하다가 오후 5시 30분이 돼서야 사퇴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아침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후 복귀 첫 출근길에서 ‘박 부총리 자진사퇴 이야기도 나오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하락세다. 인적쇄신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며 “그런 문제들도 (집무실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취임 전부터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에 시달렸던 박 부총리는 새 정부의 첫 교육정책인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추진을 두고 섣부른 정책 발표와 졸속 의견수렴 등으로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연일 학부모단체, 교원단체와 야당의 박 부총리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업무보고 자료에서 ‘모든 아이들이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향을 본격 논의·추진’한다고 적고 “2025년 정도 되면 (일부 5세 아동이) 첫 학기에 진학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강한 추진 의지를 밝혀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들은 “유아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처사”라며 즉각 반발했다. 국정과제에도 없던 학제 개편이 갑자기 나온 데다 불과 2년여 뒤부터 이를 시행한다는 계획에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이후에도 긴급한 보여주기식 간담회, 공식석상 언론 질의 회피 등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박 부총리는 지난 5월 26일 사회부총리로 지명됐다. 지명 39일 만인 지난달 4일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 임명 재가를 받았다. 박 부총리는 새 정부 국무위원 중 처음 낙마한 인사면서 장관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김인철 교육부총리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4번째로 물러난 인사가 된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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