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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여장군’ 김명시 독립유공자 인정

국가보훈처,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

희망연대 4년간 자료 확보 노력 결실

기사입력 : 2022-08-12 15:44:55

마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명시(金命時·1907~1949) 장군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경남 지역사회가 2018년부터 쌓아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다.

창원지역 시민단체 열린사회희망연대는 12일 국가보훈처로부터 제77주년 광복절을 계기로 김명시 장군을 건국훈장 애국장에 포상하기로 결정했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명시(金命時·1907~1949) 장군.
마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김명시(金命時·1907~1949) 장군.

건국훈장은 대한민국 국가 수립에 뚜렷한 공을 세운 자나 국가의 기초를 다지는 데 뚜렷한 공적이 있는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이 중 애국장은 네번째에 해당하는 등급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김규식, 이육사 등이 있다.

김명시 장군은 19살이던 1925년 모스크바 공산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1927년 중국 상해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시작했다. 1930년 하얼빈 일본영사관 공격을 주도했고, 1932년 귀국해 활동하다가 붙잡혀 7년간 옥고를 치렀다. 출옥 이후에는 중국 화북지역에서 조선의용군 부대 지휘관을 맡아 항일투쟁을 전개했다. 1942년 조선의용군 여성부대를 지휘하면서 '백마 탄 여장군', '조선의 잔다르크'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활동 이력과 광복 후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등 이유로 그동안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김명시 장군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추진해 온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이날 환영 입장문을 내고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21년간 일제와 목숨 걸고 싸운 독립운동가에게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예우지만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는 2019년 1월 국가보훈처에 김명시 장군에 대한 독립유공자 등록을 신청한 이후 올해까지 관련 자료를 확보하며 재신청과 재심의를 요청해 왔다.

단체는 "고향에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더더욱 사회주의 독립운동이라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공적을 인정받는 일은 쉽지 않았다"며 "한 독립운동가의 명예회복뿐만 아니라 반쪽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독립운동사를 복원하는 일이라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첫 심의 신청 후 받은 '사망 경위 등 해방 후 행적 불분명'이라는 답변에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입증자료를 찾아 재심을 요청했고 오늘 이 감격스러운 통보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가는 대한민국의 위상과 힘이 세진 만큼 폭넓은 심사기준과 열린 역사관으로 밀양 김원봉 장군과 같은 분에게도 독립유공자 포상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그동안 김명시 장군의 친족이라는 말도 못 하고 냉가슴을 앓고 살아온 가까운 친인척 여러분에게도 축하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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