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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기사입력 : 2022-08-15 21:02:55

아이들이 태극기를 달아야 된다고 해서 주섬주섬 꺼내어 태극기를 달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현충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6월 1일 선거가 끝나고 당선인들이 현충일을 맞아 충혼탑에 참배했다는 기사였다. 기사가 나간 후 독자에게서 메일이 왔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라는 용어를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고 보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딱히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다.

▼순국선열은 일제 치하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하신 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순국선열의 날이 따로 있다. 11월 17일이다. 이날은 1905년 이른바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이다. 대한제국이 외교권을 빼앗긴 그날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지정한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다. 1939년 치욕적인 이날을 기억하기 위해 순국선열의 날로 정하고 기념해왔다. 올해로 83년째를 맞게 된다.

▼애국지사는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이다. 살아계신 분들은 애국지사, 이 분들이 돌아가시면 순국선열이다. 얼마 전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김명시 장군은 독립운동 유공을 인정받았으니 순국선열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정부 주관으로 기념식을 하다 1970년대 정부 행사 간소화 차원에서 유족단체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1997년부터는 법정기념일로 정하면서 다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충일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중 누굴 기리는 행사인가? 호국영령은 6·25 전쟁 때 북한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이들을 칭했지만 이후 범위가 확대됐다. 원래 현충일도 이들을 기리는 날이었지만, 이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모두를 기리는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현충일은 유일하게 조기를 다는 날이기도 하다. 뻔한 말이지만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는데 바른 용어를 알고 쓰는 것도 역사를 아는 첫걸음이다.

차상호(창원자치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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