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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반려동물-가족의 의미 -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2-08-17 07:53:44

외출 후 귀가할 땐 어떻게 알고 미리 현관 앞에서 기다리다 사정없이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놈이 있다. 3년 전부터 함께 사는 반려견 포메라니안이다. 3㎏ 남짓한 이 조그마한 녀석이 소파에 앉아 있는 내 무릎, 배 위로 올라와 귀여움을 떠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포메라니안은 원래 북극에서 썰매를 끌던 개의 후손으로 지금보다 큰 편이었지만 소형화를 원하는 인간에 의해 개량된 종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은 예전에 부르던 애완동물에서 가족의 의미를 더한 요즘 말이다. 애완(愛玩)은 ‘귀여워하거나 즐긴다’는 뜻으로,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사육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반면에 반려(伴侶)는 ‘짝이 되는 동무’, ‘함께 가는 동행’이란 뜻으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란 의미다. 이제 우리에게 반려동물은 단순한 즐거움만을 주는 가축이 아니라 ‘함께 사는 가족’이 됐다.

▼반려견은 가족이 됐지만 사실 반려견이 태어나고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과정은 애완견이던 예전에 비해 그렇게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입양된 아이들이 있는 반면 소위 개농장의 좁고 열악한 환경과 근친교배로 태어난 아이들 중 일부는 기형과 질병 등으로 인해 죽고 버려지고, 소형화를 위해 지나치게 작게 개량된 아이들도 작은 크기 만큼 약한 관절과 골격 등으로 인해 사는 내내 건강이 염려된다.

▼오늘도 우리 집 포메는 소파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다 어떨 땐 뒷다리가 불편한 듯 잠시 절뚝거리기도 한다. 아마도 소형화의 부작용인 듯하다. 조그마한 녀석이 귀엽게 뛰어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우린 행복하지만, 녀석이 조그마할 수밖에 없는 그 속사정을 생각하면 안쓰럽다. 이미 우리 가족, 그 누군가의 가족인 녀석들을 위해서라면 조금 더 크고 조금 덜 귀여워도 좋을 것 같다. 우리 곁에서 행복하기에 앞서 우리에게 오기까지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종민(지방자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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