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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폐기·사상 최대 무기 수출 등 경남산업 관련 ‘성과’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2030년 원전비중 30% 이상 확대… 법·원칙 입각 노사문화 정립해야”

기사입력 : 2022-08-17 21:08:39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약 20분간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 향후 국정 방향 및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경남지역 산업과 관련한 탈원전 정책 폐기,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그리고 폴란드와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 달성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지난 2021년 4월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공개된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 모습./KAI/
지난 2021년 4월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공개된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 모습./KAI/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경남산업 관련 성과= 윤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성과에는 경남 경제와 직결한 부분이 다수다. 먼저, 탈원전 폐기와 관련,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계속운전 등을 통해 2030년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경남지역 1호 공약이다. 윤 대통령은 “원전산업을 강력한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쳤고, 체코와 폴란드 등 유망 국가 대상 수주 활동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등을 목표로 범부처 ‘원전 수출 전략추진위원회’를 이달 중 발족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원·경제·안보 강국에 도전하기 위한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을 올해 안에 마련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우주항공청은 사천 설립을 이미 공식화했다.

또,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경남지역 업체가 생산하는 방산 무기와 관련, “우리 방산 기업들이 폴란드와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을 달성했다”며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은 세계 방산 수출국 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우리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KF21) 보라매가 최초로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며 “전투기 생산이 본격화하면 생산유발 효과가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사문화 정립”= 최근 대우조선해양 그리고 하이트진로 사태 등 일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투쟁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자칫 강 대 강 대결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제는 관행처럼 반복되는 산업현장의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운동이 법의 범위를 넘어서 불법적으로 강경 투쟁화되는 것은,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일관된 원칙을 예측 가능하게 꾸준히 지켜가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법 체계는 근본적인 노사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이 합의해 만들어 놓은 체제”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법이 중요하지 않다. 법만 갖고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했다. 나아가 “법에 위반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그 상황을 진압하는 것보다는 일단 먼저 대화와 타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그래도 이게 안 된다고 할 때 그때는 법에 따라서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화가 정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종료될 즈음, 다시 발언을 자청해 분규의 원인 분석 및 대안 마련 노력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같은 경우에는 이들(하청노동자)의 임금이나 노동에 대한 보상이 과연 정당한지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저희가 또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거기에 대한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감한 정치 현안 에둘러 답변=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제외한 34분간 12개의 질문을 받았다. 20%대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답변 내용이나 태도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계속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웃으며 “결론부터 말하면 계속하겠다”고 했다. 인사 실패 비판도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새 정부 인사가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요인 1위로 꼽힌다는 기자 질문에는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연일 지적하는 데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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