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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구냐, 보좌냐… 정책지원관 역할 신경전

도의회 정책지원관 범위 어디까지

법제상 ‘정책지원 전문인력’ 규정… 새 직군 신설에 직무범위 해석 다양

기사입력 : 2022-08-18 19:35:05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를 위해 경남도의회가 운영 중인 ‘정책지원관’의 역할 범위를 두고 의회 내부에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법제상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 전문인력’으로 규정한 이 직군을 ‘연구 인력’으로 보느냐 아니면 ‘보좌 인력’으로 보느냐가 쟁점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직군이 신설된 까닭에 관련 법과 조례에서 정책지원관의 직무 범위에 대해 상충하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정책지원관’이란= 지난해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 제41조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의회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다. 동 시행령에 따르면 이들은 지방의회 의원의 의정자료 수집·조사·연구를 비롯해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 감사 등 의정활동을 지원한다.

도의회가 2019년부터 정책지원관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의정활동’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광범위하다 보니 각자 나름의 해석을 더 하는 상황이다. ‘비서’ 역할의 보좌진으로 해석하는 쪽과 ‘연구’ 역할의 전문가로 해석하는 쪽으로 갈린다.

◇보좌진이다= 대체로 의원들은 본인을 보좌할 보좌진으로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중순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이 긴급회동을 갖고 ‘정책지원관의 역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가 매월 내놓는 정책 발간물에 참여한 정책지원관이 해당 안건으로 언론에 인터뷰한 것을 두고 적정성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해당 회동 이후 의회 내 ‘언론 인터뷰 요청이 들어올 경우 의원을 대동하거나, 의원에게 넘겨야 한다’는 내용의 공지가 전달됐다. 당시 한 의원은 이 안건에 대해 “사실 정책지원관은 의원을 지원하는 역할이지 않냐. 의원들도 방송에 안 나서는데…”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조례에서도 개별적 보좌 인력으로의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경상남도의회 정책지원관 운영·관리 조례’는 정책지원관 직무를 규정하며, ‘정책지원관은 제1항 각호의 사무를 수행할 때는 해당 의원의 지휘를 받는다’고 명시했다.

◇연구인력이다= 정책지원관을 ‘연구인력’으로 보는 측도 근거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8월 지방자치법 시행령 전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하며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여 현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의정활동 범위를 열거한다”면서 개인 보좌관화 방지를 위해 열거한 직무 외 사적 사무 지원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과거 국회의원 보좌관을 의원 시중을 드는 ‘개인비서’로 활용하던 시절의 보좌관화를 방지한다는 의도다.

의원의 개별 보좌진이 법적으로 허용된 국회와 비교하더라도 지방의회의 정책지원관이 국회의원 보좌직원과 하는 일이 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국회의원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상 보좌직원은 의원의 입법 활동을 지원한다고 돼 있다. 오히려 △법률안 입안 및 검토 △국내외 법제 연구 △법제활동에 관한 지원 등 업무를 하는 국회사무처 법제실과 업무 범위가 보다 겹친다.

도의회가 지난해 발간한 정책프리즘에서 당시 최종열 정책지원관은 ‘지방자치법의 개정과 지방의회의 향후 과제’ 주제로 정책지원 전문인력은 국회의원의 별정직 보좌 인력과 달리 정치적 중립 의무가 부여된 지방공무원이라는 점에서 국회입법조사처와 국회보좌인력의 업무 성격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의회 사무기구 소속 의정지원조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속 논쟁은 진행형= 최근 12대 도의회 출범 이후 의회에서는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위원실 강화’를 내세우며 현재 입법담당관실 소속인 정책지원관의 전문위원실 배속(안)이 논의됐었다. 정책지원관을 연구인력으로 보는 측은 이 경우 정책지원관이 정말 비서로 역할이 굳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창원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도의회 의뢰로 진행한 ‘경남도의회 의정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지원인력 운영방안 개선’연구에서 전문위원실 근무는 의원 가까이서 근무해 의원의 관심 사항 파악이 용이하고 시의적절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봤다. 반면 단점으로 상임위원회 안건심사 등 전문위원실 일상 업무로 인해 정책개발 중심의 정책지원 업무 여건이 어려워져 심도 있는 정책발굴이 곤란할 수 있다고 봤다.


경남도의회. /경남신문 자료사진/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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