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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12) 심바람, 호부(꼴랑), 보태이(보태기)

기사입력 : 2022-08-26 07:54:12

△서울 : 경남신문에 실린 ‘지역소멸 극복 프로젝트-경남신문 심부름센터’라는 기획 기사를 봤더니 지역소멸 문제가 실감이 되더라. 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버스가 하루 두 번만 오가는 의령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불리는 궁류면 입사마을인데 교통과 장보기, 병원 진료 등 불편한 게 너무 많더라.

▲경남 : 그 기사 내도 봤다. 마을에서 5㎞나 떨어지가 있는 궁류초등핵교에는 전교생이 여섯 멩빼끼 없다 안카더나. 거어다가 6학년 두 멩이 멩년에 졸업하모 호부 네 멩빼끼 안 남는다카데. 아, 그라고 심부름센터 칼 때 ‘심부름’은 겡남말로는 ‘심바람’, ‘심부룸’이라 칸다.

△서울 : 경남이니까 ‘심바람센터’, ‘심부룸센터’라고 하면 좋겠네. 병설유치원도 입학할 아이가 없어 올해부터 폐원한 상태래. 거기다 올해 궁류면에서 태어난 아기도 단 한 명뿐이라 이대로 가면 학교가 없어질 것 같더라. 그런데 ‘멩년’과 ‘호부’가 무슨 뜻이야?

▲경남 : ‘멩년’은 ‘명년’, 즉 ‘내년’을 말하는 기고, ‘호부’는 ‘고작, 기껏’ 뜻이다. ‘아까부텀 맨들더마는 호부 이거빼이 몬 했나?’ 이래 카지. 호부는 ‘꼴랑’이라꼬도 마이 칸다.

△서울 : ‘호부’와 ‘꼴랑’이 같은 뜻이구나. 그리고 기사 중에 한 할머니가 자신을 ‘병원보태기’라고 해서 무슨 뜻인지 알아봤더니 ‘보태기’는 경남에서 특정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더라.

▲경남 : 니 사전도 찾아봤던가베. 공부하는 자세가 됐네. 보태기는 ‘보태이’라꼬 마이 카는데, 니 말맨치로 한 임석을 유벨나게 좋아하는 사램을 말하는 기다. 떡 좋아하모 ‘떡보태이(기)’, 게기 좋아하모 ‘게기보태이’라 카지. ‘보탱이’, ‘보태’라꼬도 칸다.

△서울 : ‘떡보태이’는 표준말로는 ‘떡보’구나. 궁류면 등 의령의 면지역에는 병원은 물론이고 약국과 편의점이 없어 읍내에 가서 일을 봐야 한대. 그러니 병원보태기인 할머니 같은 분이 얼마나 불편하겠어. 지역소멸을 막으려면 마을에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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