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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취소·정상회담 진통·비속어’ 논란 가열

윤 대통령, 5박 7일 순방 마무리

유엔총회 연설 등 성과에도 각종 논란에 뒷말 무성

기사입력 : 2022-09-25 20:10:44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취임 후 두 번째 순방에서 대통령실이 ‘핵심 정상 외교 일정’으로 꼽은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일정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숱한 잡음이 일었다. 영국 런던 장례 일정과 맞물린 ‘조문 취소’ 논란, 뉴욕에서 진행된 한일·한미정상 환담 형식, 순방 막바지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까지 ‘뒷말’을 남겼다.

대통령실은 유독 변수가 많았던 상황에서 정상급 접촉을 최대한 늘리고 현안 해결에 공감대를 넓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지만, 야권은 ‘외교 참사’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4일 오후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전날인 지난 18일(현지시각)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유해를 참배하려던 계획이 불발되자 ‘조문 취소’ 논란으로 번졌다. 대통령실은 “시내 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영국 왕실 측 안내에 따라 이튿날 조문록을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준비 부실’, ‘조문 없는 조문 외교’라며 공세를 폈다.

미국 뉴욕에서는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돌연 유엔 외교 일정을 축소하는 바람에 정식 한미정상회담을 열지 못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환담했으나, 48초가량에 그치면서 뒷말이 나왔다.

2년 9개월여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도 30분 약식 회담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를 찾아간 점이나, 회담장에 태극기가 준비돼 있지 않았던 점 또한 야권의 타깃이 됐다. 일본 측은 회담 대신 ‘간담’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최대 이슈가 됐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 환담한 후 이동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내용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를 깎아내리고 바이든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의 거대 야당을 지목한 것이며, ○○○도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15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라며 “굴욕과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외교 라인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은 성과를 말하기도 전에 외교 공식 석상도 아닌, 이동 중 대통령의 혼잣말을 침소봉대해 외교적으로 연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이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8%를 기록해 일주일 전(33%)보다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 등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문제, 영국 여왕 조문 취소 등 정상 외교 일선에서 처신 관련 언급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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