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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LH, 직원들에 5년간 1800억 대출 ‘돈잔치’

130조 부채·부동산투기 논란 이어 직원 주택구입·생활안정자금 대출

지난해 전년대비 최대 759% 폭증

기사입력 : 2022-09-25 20:42:39

130조 규모의 부채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5년간 직원 복지로 제공한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 금액이 1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4면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건물 전경./LH/
진주혁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건물 전경./LH/

공교롭게도 저금리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 바람이 불었던 시기에 대출이 급증해 사실상 직원들의 부동산 구입비로 충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두 대출 모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받지 않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보다 낮아 국민혈세로 특혜를 누렸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약 252억원,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약 1550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2017년 4억8000만원(10건)에 불과했던 주택구입자금 대출액은 2018년에도 5억5000만원(11건), 2019년 9억5000만원(19건)에 그쳤으나 집값이 상승세를 탄 2020년 16억1000만원(33건)으로 늘어난 뒤 2021년에는 138억3000만원(17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건수로는 전년 대비 418%, 금액으로는 759%가 폭증한 것이다.

생활안정자금 대출 역시 2017년 382건 96억1000만원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1829건 604억2000만원의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세 보증금으로 활용되는 주택임차자금 대출은 2017년 315건 188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72건 135억8000만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됐다.

특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폭증했던 기간은 저금리로 국민들에게 부동산 ‘영끌’ 투자 바람이 불었던 시기와 겹친다. 두 대출 모두 2021년까지 2.4% 고정금리(2022년 9월 현재 2.9% 변동금리)로 제공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보다 이자 부담이 적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잡히지 않아 일반 국민에 비해 주택구매가 훨씬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직 중 1회 지원되는 7000만원 한도 주택구임자금 대출과 용도제한이 없는 3000만원 한도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중복 수혜가 가능해 한번에 최대 1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

허 의원은 “지난해는 특히 ‘영끌’족까지 가세해 무리하게 주택 구매에 나섰던 시기”라며 “LH가 최근 5년간 두 대출을 합해 18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직원의 부동산 ‘영끌’ 투자로 활용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데 LH 직원들은 DSR에도 잡히지 않는 국민 혈세를 사용하며 특혜를 받아왔다”며 “LH가 투기 등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사내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다음달 4일 LH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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