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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14) 지심(지슴), 테비, 곡석(곡숙)

기사입력 : 2022-09-30 08:01:13

△서울 : 얼마 전 함안에서 농민들이 쌀값 폭락에 항의해 트랙터로 벼를 갈아엎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더라.

▲경남: 내도 그 기사 봤다. 항이 포시로 나락논을 갈아엎은 기 전남캉 전북에 이어 전국에서 시 분째라 카대. ‘시 분’은 ‘세 번’ 뜻이다. 농민들한테는 나락이 자석 겉을 낀데, 울매나 부애가 나모 그랬겠노. 부애가 부아 뜻인 거는 알제?

△서울 : 부애도 알고, 벼를 말하는 나락도 알아. 네 말처럼 벼가 자식 같을 텐데 얼마나 화가 나면 그랬겠어. 농민들 얘기로는 이달 5일 기준으로 20㎏짜리 쌀 한 포대 도매가가 4만1185원으로, 지난해 수확기 평균가격인 5만3535원보다 23.1%나 하락했대. 농민들은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했는데도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고.

▲경남 : 논 백마지기인 2만펭서 나락농사로 지이모 총 수익이 5500만원인데, 농기게 감가삼각비캉 지름값 등 기자재 운영비로 3500만원이 들어 연간 2000만원만 남는다 카더라 아이가. 논 2만펭이라 카모 허들시리 너린긴데, 거어다가 모싱기하고 거름 주고 농약 치고 지심매고 울매나 일이 많겄노.

△서울 : 모싱기는 모심기 뜻인 건 아는데 ‘지심매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지심’은 논밭에 난 잡풀인 김을 말하는 기다. 그라이 지심매다는 ‘김매다’ 뜻이다. 지심은 ‘지슴’이라꼬도 마이 칸다. 또 ‘기슴, 기움, 기임, 짐’이라꼬도 카고. ‘하리점두룩 논에서 지심맸다’ 이래 카지.

△서울 : 김을 ‘지심’이라 하는구나. 벼농사와 관련한 다른 경남말은 없어?

▲경남 : 가악중에 물어보이 새앵키는 기 없는데, 내도 생각하거로 쪼매이만 있어봐라. 그라고 보이 퇴비로 ‘테비’라 카고, 곡식은 ‘곡석’, ‘곡숙’이라 칸다.

△서울 : 농민들의 항의 때문인지 정부가 쌀값 회복을 위해 올해 수확기인 10~12월 쌀 45만t을 매입해 시장에서 격리한다더라. 이제 추수철이잖아. 가을걷이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정부가 노력해야지.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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