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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트렌드] 먹고 마시며 즐기는 먹핑 뜬다

캠핑도 식후경

기사입력 : 2022-10-06 21:17:07

높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계절, 완연한 가을이 왔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 낀 가을은 짧기만 하다. 단풍놀이에다 독서, 가을 먹거리 등 여차하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서다. 낭만과 힐링을 찾아 떠나는 캠핑은 가을에도 여전히 인기다. 더위에 잠시 주춤했던 캠핑족들이 텐트를 들고 길에 나서고 있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의 식품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캠핑시장은 2020년 5조8336억원에서 2021년 7조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캠핑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캠핑을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은 열 명 중 일곱 명이고, 최근 늘어난 캠핑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네 명 중 세 명에 달했다.

국내 캠핑시장
2020년 5조8336억서
2021년 7조로 20% 늘어
캠핑족 증가하면서
즉석·간편식품도 인기


데이터로도 가을 캠핑의 인기를 알 수 있다. 지난 5일 티몬에 따르면 지난 9월 캠핑용품과 간편식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140%가량 증가했다. 캠핑용 식기·조리기구가 276%, 테이블·캠핑의자 159%, 수납·손수레가 142%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즉석·간편식품은 172% 판매량이 늘었으며 즉석밥·컵밥이 165% 증가세를 보였다. G마켓도 지난달 1~26일 국내숙박과 캠핑 상품 판매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대비 쌀쌀해진 날씨에 야외용 난로(202%) 인기가 급증했다. 야외용 보온 및 난방용품 판매는 144%나 늘었고 취사용품(28%) 등도 많이 팔렸다.

캠핑시장규모
캠핑시장규모

청명한 하늘의 별빛을 보기에도, ‘불멍(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여기에 맛있는 음식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최근 캠핑의 트렌드는 단연 ‘먹핑(먹고 마시는 캠핑)’이다. 인스타그램 ‘캠핑 요리’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게시글이 100만개가 넘는다. 고기를 구워먹는 기존의 메뉴에서 벗어나 직접 가져온 재료로 요리를 즐기거나 활용도 높은 간편식을 챙겨오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유명 유튜버와 TV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한 영향도 크다.

국내 간편식 제품.
국내 간편식 제품.
프레시지 꼬치어묵탕.
프레시지 꼬치어묵탕.

불 없이도 조리 가능한
국물요리·한식 등 인기
와사비 활용 소스부터
휴대·음용 편의성 더한
캠핑용 주류 속속 출시

◇두 손 가벼운 밀키트= 유통업계에서는 7조원에 이르는 캠핑족을 잡기 위해 앞다퉈 맞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포장 간편식이나 불 없이도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 눈에 띈다.

식품업계에선 육류뿐만 아니라 국물 요리, 한식 등 캠핑에서도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간편식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캠핑 조리를 위해 차별화된 공정을 거치거나 새로운 기술을 광고하기도 한다. 간편식 기업 프레시지는 용기째 끓일 수 있는 ‘캠핑포차 밀키트’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따로 그릇이 필요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제품 용기에 물을 넣고 용기째 불 위에 올려두고 끓이면 꼬치 어묵탕, 매콤한 닭도리탕과 떡, 칼국수 요리가 완성된다. ‘전투식량’처럼 뜨거운 물이 없어도 찬물만 부으면 따뜻한 라밥, 비빔밥이 완성되는 제품도 인기다. 이 제품에는 특수 발열제가 포장돼 있는데 찬물과 만나면 약 90℃에 가까운 열을 내면서 음식을 데우는 원리다. 군대의 향수를 자극하거나 새로운 재미를 찾는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독특한 이색 소스= 고추장과 된장, 쌈장을 이을 독특한 소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업계는 이색 조합이나 신선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가 내놓은 ‘삼겹살 와사비 고추장소스’는 매콤한 고추장과 알싸한 와사비를 섞어 만든 ‘쎈’ 소스다. 청양고추와 마늘, 된장 등을 넣어 깔끔하면서 구수한 풍미가 특징이다. 다양한 육류는 물론 오이, 당근, 고추 등 각종 야채를 찍어먹거나 고추장 삼겹살 양념으로도 활용하기 좋다.

이 밖에도 ‘삼겹살 제주식 멜젓소스’와 ‘삼겹살 양파절임소스’, ‘스모키 허니머스타드’, ‘스테이크소스’도 캠핑족이 가방에 담는 소스다. 캠핑족의 짐을 덜 수 있는 ‘고소후 간편양념’도 있다. 고춧가루와 소금, 후추 등 필수 양념 3종을 한 통에 담았다. 양념별로 각각의 뚜껑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양념에 따라 구멍의 모양과 크기가 달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편리하다. 미국의 스모크허니 메이플 BBQ소스 등 해외 소스 제품도 인기다.

캠핑에 어울리는 주류.
캠핑에 어울리는 주류.

◇다양한 주류도 인기= 최근 MZ세대가 캠핑의 주 연령층으로 부상하면서 개성과 취향을 담은 캠핑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프너와 와인잔이 필요했던 유리병 형태의 와인을 이동과 휴대, 음용 편의성을 위해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잔의 소용량 제품으로 판매해 소비자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 맥주 역시 캠핑 특수성을 반영해 도수가 낮은 맥주, 캠핑요리에 어울리는 페어링용 제품으로 출시하면서 캠핑용 주류시장이 함께 확장되고 있다.

주류에 섞어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토닉워터는 재미요소와 취향을 동시에 만족시켜 MZ세대 캠핑족에게 ‘필수템’으로 손꼽힌다. 최근 믹싱주 수요가 늘면서 세분화^다양화하는 소비자 입맛과 취향에 맞춰 새롭게 출시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 대표 칵테일 믹서 ‘진로토닉워터’의 확장 제품으로 ‘진로토닉워터 홍차’와 ‘진로토닉워터 진저에일’을 선보였다. 먼저 ‘진로토닉워터 홍차’는 진로토닉워터 고유의 맛과 고급스러운 홍차의 풍미를 접목해 향긋한 홍차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로 소주와 홍차를 섞어 본인의 이름을 딴 일명 ‘기범주’로 이슈를 몰았던 샤이니 키의 셀프 레시피대로 토닉워터 홍차와 소주를 2대1 또는 1대1 비율로 섞으면 알코올 도수 6~9도 수준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키이즈백 홍차 토닉’이 된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알코올 농도를 조절하며 기호에 따른 제조가 가능해 캠핑 등 다양한 상황에서 맛과 멋을 충족시키는 음료로 활용 가능하다.

G마켓 관계자는 “국내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에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로 외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간편하면서도 개성을 살린 음식과 주류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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