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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범죄와의 전쟁 ⑮ 투자사기- 최치훈 경남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인터뷰

투자사기 연령·성별·직업 불문 국내외 모든 경제분야 범죄대상”

2030 젊은층 중심으로 조직적 운영… 투자사기 수법도 갈수록 고도화

기사입력 : 2022-10-18 20:33:50

“최근 몇 년간 주식 등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범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대면 문화가 우리 생활에 자리 잡으면서 사이버상에서의 투자사기는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죠.”

최치훈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투자사기는 대체로 인터넷 이용이 비교적 능숙한 국내 20~30대 젊은층이 중심이 돼 체계적·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관련 지식이 부족한 서민들이 속기 쉽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치훈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최치훈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투자사기 피해자는 연령·성별·직업이 모두 다양하다. 이들은 주식·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많거나,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돈을 입금하게 된다. 일부는 투자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재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속은 도민들 중에는 5개월간 59회 입금해 총 11억원을 편취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최치훈 대장은 투자사기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로 조직적인 운영 속에 사기수법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사기는 초기에는 도박사이트 등을 이용해 고수익을 보장해준다고 속이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짜 투자 사이트나 매매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제 주식 등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수익금이 쌓이는 것을 보여주고 소액을 입금시켜 재투자를 유인하고, 고액을 투자하면 가로챈다.

이들은 고향 선후배, 지인들로 조직을 구성하고 투자사이트 운영자, 홍보·바람잡이, 대포계좌 모집·운영책 등 각자 역할을 세분화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엄연한 범죄집단이지만 피해자들의 눈에는 투자 전문가, 대표, 본부장, 부장 등으로 구성된 투자업체로 보일 뿐이다.

경남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수사대에는 사이버 경제범죄수사팀(4명)이 구성돼 투자사기 등 중요 사기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이외에도 투자사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일선 경찰서 수사과 등 총 121명의 수사요원이 다른 사건과 병행해 투자사기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최 대장은 “단순히 카톡, 메시지, 전화 등을 이용한 초기 범행 방식은 미디어 등에 수법이 알려지면서 보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범죄수법 발전에 따라 다양한 수사기법을 활용해 검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서민들을 괴롭히는 사기범은 반드시 잡는다’는 생각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투자사기는 주식, 선물, 가상화폐, 환율 등 분야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원유나 상품권을 이용한 차액거래 사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는 “범죄조직이 투자사기 분야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당시 국내외 경제 흐름을 파악해 피해자들이 관심가질만한 것으로 정한다”며 “주식, 선물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거래 가능한 금융상품은 모두 사기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최 대장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SNS, 유튜브 등에 있는 투자 광고는 믿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수익을 인증하거나, 적립된 수익금 등은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정식 거래소가 아닌 개인이나 법인 명의의 계좌에 입금해선 안 되고 이미 투자금을 입금했더라도 시스템 에러나 세금 등 명목으로 추가 입금해야 환급이 가능하다고 할 때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추가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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