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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조합원 5천명 대우조선 노조와 상생할까

대우조선 노조, 현장 노동자 중심 결속력 높아

한화, 삼성그룹 4개 방산 계열사 인수 경험

기사입력 : 2022-11-27 10:51:47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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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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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진행되면서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어떤 관계 설정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 중 노동조합이 있는 기업은 여러 곳이다.

주로 석유화학·금융·레저·유통 계열사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사무금융연맹, 서비스연맹 소속 노조가 있다.

제조업 현장 노동자 중심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 노조 정도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최종 인수한다면 생산직 노동자 중심으로 결속력이 강한 거대 노조를 상대해야 한다.

협력업체 종사자를 뺀 대우조선해양 전체 직원은 9천700여명.

이 중 4천800여명이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소속 노조원이다.

한화그룹 입장에선 조합원수가 5천여명에 이르고 전 직원 중 노조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금속노조 사업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사실상 처음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과거 회사 매각과정에 노조 참여를 보장받지 못했을 때 인수기업의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무산시킨 적이 있다.

2019년 6월 대우조선 노조, 매각반대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가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현대중공업의 현장 실사를 막았다.

2008년에는 인수 후보기업인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4개 회사가 보낸 현장 실사단을 저지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번에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대우조선 노조는 매각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사자 참여보장,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회사발전, 지역발전 계획을 담은 4대 요구안을 한화그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현장 실사를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한화는 본계약 체결 전까지 노조와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정인섭 한화그룹 대우조선해양 인수단 총괄(한화에너지 사장)이 대우조선 노조를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한화 측과 9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그룹이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를 확약했고 나머지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등 진정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우조선 미래와 회사 영속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리라 확신한다"며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를 허용했다.

노동계는 한화그룹이 2014년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석유화학·방위산업 계열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해 그룹 핵심 사업장으로 안착시킨 사례가 있어 거대 노조가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판단한다.

당시 빅딜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생산직이 많은 삼성테크윈(한화테크원을 거쳐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 변경)에 노조가 생겼다.

빅딜로 고용불안을 느낀 삼성테크윈 노동자들은 상급 단체가 없는 기업별 노조,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노조 등 노동조합 2개를 설립해 매각반대 투쟁을 했다.

빅딜 후 한화테크윈으로 이름이 바뀐 이 회사 노사관계는 몇 년 동안 삐걱거렸다.

당시 경영진은 노사안정화 계획을 세워 노조원 탈퇴 종용, 단체교섭 거부, 노조원 징계 등 노조 힘 빼기를 시도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몇몇 노무 담당 임원·직원은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 집행유예, 벌금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직원들이 가장 우려했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핵심 계열사이자 경쟁력 있는 방산기업으로 발전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노사관계 첫 단추부터 잘 끼워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상헌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발전하려면 책임 있는 경영진이 필요하며 한화그룹의 진정성을 믿어보기로 했다"며 "노조를 영속적인 동반자, 파트너로 인정하면 우리도 회사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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