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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혁신에 직면한 하동경제- 최준홍(경남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전 영산대 교수)

기사입력 : 2022-11-27 19:37:38

하동은 지리산과 금오산이 어우러져 강과 바다, 계곡이 공존하는 풍요의 고장이다. 군민의 젖줄인 하동포구 팔십리는 근면함과 개척 정신이 담긴 하동인의 애칭이기도 하다.

1970년대 이후 이촌향도는 인구의 도시로의 이동과 고령화로 지역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5년여 전부터 진행이 되고 있는 갈사산업단지는 하동군 금성면 일대를 공업지역 위주로 591만여㎡(축구장 800여개 규모)의 대단위 면적으로 조성되고 있으나 난관에 부딪쳐 상당기간 정체되고 있다. 이는 애당초부터 산업단지로는 부적절한 지적이 많았는데 현실화된 셈이다.

지속되는 하동 화력증설과 갈사만의 피해 대책, 상류의 퇴적토 유입 등으로 인한 항만 기능 저하 등이 있었고 광양제철 배후단지를 예측했지만 이 모든 부분들이 답보 상태에 있다.

산단 인근 10만 신도시까지 예고되었지만 이 또한 부동산 투기만 부추켰다. 그간 행정력은 집중되었으나 기업유치가 관건이다.

비슷한 시기에 경남도내 모 군에서도 자립도를 위해 농공단지를 과다하게 조성한 후 분양이 되지 않고 재정 압박이 가중되자 계획된 업종이 아닌 유해 업종까지 입주를 시켜 분진과 매연 등 공해가 지금도 시가지를 뒤덮고 있어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갈사만과 대송산단에서 지역민과 빈번히 충돌이 일어나는 점을 볼 때 시사점이 많다.

두 사례 모두 기업의 정서가 고려되지 않은 관료주의적 사고와 치적에 집착된 결과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보다 그간의 공과도 인정하면서 전문가와 지역 인사 등 각계의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관주도의 일방적 추진이나 미온적인 일처리도 좋지 않다. 역량있는 대응팀을 만들어 경제환경 변화에 걸맞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도 않된다. 다가올 미래 하동인의 꿈과 위기의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편 하동지역 국도의 정비·신설로 읍내 접근성은 쉬워진 반면 머물지 않고 스쳐가는 드라이브스루화가 될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면밀한 대책도 요구된다.

최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싣고 판로를 위해 원거리 공판장을 찾아다닌다는 고향 친구들의 일상을 들을 때 안쓰러움도 든다. 인근 시군에서는 천혜의 여건을 살려 미래 산업인 바이오와 실버, 한방, 관광 분야 등 삶의 질 향상 쪽을 선점하여 상응한 성과로 지역에 생동감이 묻어나는데 반해 유사 업종이 겹치는 하동은 상대적으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의 신조류속에 지금의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기업들은 밥 한끼도 장기적으로 협업이 가능한 것인지를 가늠하고 한다. 고객이 무었을 요구하는지, 어떠한 불편이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 틈새에서 유니콘기업도 탄생된다. 최근 기후 변화로 신규 농법등에 공격적인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유치와 투자부분 등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여 의향도 있다. 향우들은 고향의 발전 소식과 향수를 논할 때가 제일 기쁘다. 50만 내외 군민과 귀농, 귀촌을 하동으로 선택한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지역의 활력과 주민들의 행복감에 빛이 더하도록 산단의 슬기로운 해결과 하동 경제의 개방적 혁신을 기대한다.

최준홍(경남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전 영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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