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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년, 수도권 이동 살펴보니] 20대 ‘서울 관악구’ 30대 ‘경기 평택’ 간다

20대 대학·취업 문제로 떠나고

30대는 일자리·주택이 주원인

기사입력 : 2022-12-04 20:42:38

지역간 인구이동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도 수도권으로 향하는 청년인구의 이동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연령 또한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대학과 취업, 30대는 일자리와 주택 등의 문제로 지방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하기 좋은 대학-양질의 일자리-일자리 인근 주택’으로 연결되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insight- 청년은 어느 지역에 살고 어디로 이동하는가?’를 통해 청년 인구 유출 현황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짚어봤다.

◇지역간 이동 감소에도 ‘청년, 수도권 이동’ 늘어=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39세 남녀 청년층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1990년대부터 2020년까지 시·도간 이동 네트워크를 살펴본 결과 지역간 이동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데 청년층의 ‘수도권 지향성 이동’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연령별 남·녀 청년가구의 ‘비수도권→수도권 이동 상위 5곳’을 살펴보면 20~24세 중에서는 경남 여성 385가구가 서울 관악구로 이동해 가장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5~29세 역시 경남에서 서울 관악구로 이동한 가구가 많았다. 남성이 총 399가구, 여성이 242가구였으며 이는 부산→서울 관악구(남성 522가구, 여성 319가구) 이동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또 30~34세는 남성 152가구가 경기도 평택시로 이동해 이동 순위 4위에 이름을 올렸고 35~39세의 경우도 평택으로 이동한 가구가 남성 169가구(3위), 여성 34가구(5위)로 상위권에 들었다.

모든 경우에 적용하기는 어려우나 두 지역의 특성을 살펴보면 20대에는 학업을 이유로, 30대에는 일자리를 이유로 경남을 떠나는 청년이 많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수도권 이동 이유 ‘주택’→‘직업’= 10년 전만 하더라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주택’이 가장 컸다. 그러나 2021년에는 이동 사유가 20대는 직업, 30대는 주택으로 나뉘면서 지방청년의 수도권 이동 사유에 ‘직업’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1년의 이동 사유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4세는 직업(남성32.1%, 여성 33.4%)이 가장 많았고 이후 연령대로는 주택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5~29세 남성 32.5% 여성 34.4%, 30~34세 남성 43.3% 여성 41.5%, 35~39세 남성 47.3% 여성 44.6% 수치다.

그런데 2021년을 살펴보면 20~24세 남성 41.4% 여성 45%, 25~29세 남성 48% 여성 43.3%가 직업(대학진학 포함 취업목적)을 이유로 꼽아 그 비중이 확연히 늘었음을 알 수 있다. 30~34세 남성 40.3% 여성 40.3%, 35~39세 남성 50.9% 여성 49.8%는 주택을 이유로 꼽았다.

수도권 이동 사유 중 ‘직업’ 비율이 늘어난 것은 대학진학을 포함한 취업목적과 연결된다.

2021년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청년 취업자 수 비율은 36.7%, 비수도권은 28.9%이다. 2011년도와 비교했을 때 각각 5.8%p, 6.6%p 감소한 것으로 비수도권의 청년 취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큰 폭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전체 취업자수 비중보다 청년 취업자 수의 비중이 더 높은 지역은 서울(전체 18.5%, 청년 22.4%), 경기(전체 26.2%, 청년 28.0%), 인천(전체 5.7%, 청년 5.9%), 대전(전체 2.9%, 청년 3.1%), 세종(전체 0.7%, 청년 0.8%) 뿐인 것으로 나타나 청년층에서 취업격차가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전체 6.4%, 청년 5.3%)을 비롯한 나머지 지방도시는 전체 취업자 비중보다 청년 취업자 비중이 더 적었다.

◇대학-취업 연결·기업 이전 필요=국회미래연구원은 20~24세에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가구 수가 남성과 여성 모두 증가했고 특히 여성 20~24세 가구의 이동이 크게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지역대학이 건재해 지방대도시와 중소도시가 청년인구의 버팀목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대학과 취업을 위해 20~24세 인구가 바로 수도권으로 진출해 지방 도시들이 위축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삶의질 그룹장은 “청년의 지역간 이동이 대학진학과 졸업 후 취업시기에 주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청년들이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서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 후 취업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것이 지방의 위기 상황 극복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구체적으로 “지방청년의 이동 시기가 빨라진다는 것은 대학 진학에 취업과 정착까지 염두해 둔 결과로 보여지기 때문에 청년층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를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정책이 수도권 이동을 완화하고 청년의 지역 정착을 돕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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