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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종료아동 70%가 안정적인 자립 못하고 심리 불안정”

‘경남 아동권리를 위한 100인 토론회’

배화옥 경상국립대 연구팀 주제발표

기사입력 : 2022-12-06 20:49:48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 보호되다가 원래 가정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만 18세 이후 자립하는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7명 이상이 안정적인 자립을 못 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드러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세이브더칠드런 남부지역본부 경남아동권리센터는 6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경남 아동권리를 위한 100인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아동권리 실태를 공개했다.

6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한 ‘경남 아동권리를 위한 100인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6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한 ‘경남 아동권리를 위한 100인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배화옥 경상국립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연구팀은 △아동학대와 보호 △아동의 위험과 안전 △아동 주거 빈곤 △보호 종료 아동 자립 △가정위탁 아동 △이주 배경 아동 등 경남 아동권리 상황에 관한 주제발표를 했다. 배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2020년 경남 보호종료아동은 194명으로 전국에서 4번째로 많다. 경기가 388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76명, 전남이 273명 순이었다.

반면 아동 자립계획 수립률은 91.6%로 전국 평균 97.5%에 비해 6%가량 낮았으며 이는 전국 최하 수치다.

보호가 종료되는 아동들은 자립계획서를 자립전담기관에 등록하는데, 연락이 끊기거나 의지가 없는 등의 사유로 소수 아동은 자립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호종료아동 10명 중 7명 이상이 안정적인 자립을 하지 못하고, 경제적, 심리·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명 중 3명은 은둔형 외톨이가 돼 집에서 머물며 게임중독 등의 비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과정을 통해 ‘열심히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빠져 우울과 좌절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퇴소 직후에는 수급비 및 자립수당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수당 종료 이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절망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외로움,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 등으로 정서적으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프라 격차가 큰 지역별 환경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 김해와 같이 인프라가 잘 정비된 지역에서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많고 연계 서비스도 다양하지만 낙후된 지역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신청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위해 도움이 된 서비스는 경제적 지원 서비스, 주거지원 서비스이지만 심리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자립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막막한 분위기(위압감)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립수당 종료 이후의 경제적 불안감,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확신, 사회 부적응 등 심리·사회적 문제가 자립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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